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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쓰 Oct 08. 2023

지인 중의 한 명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늘 뭔가에 '탓'을 했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과거형으로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는 다툼이 생기면 고민 없이 상대방 탓을 하고, 컵이 깨지면 얇은 유리 탓을 하고, 테이블 위에 물건을 놓을 자리가 없으면 물건이 너무 많다고 탓을 했다. 이외에도 그가 자신의 실수를 문제의 중심에 놓지 않으려는 그 '탓'은 항상 넘치게 많았다.


다툼에서 고민해야 할 것은 잘잘못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과 해소의 방법이다. 컵을 안전하게 두지 않는 부주의가 없었다면 깨뜨리지 않을 수 있었고 테이블 위에 물건을 쌓고 치우지 않은 건 본인의 잘못이다.


나는 '내 탓이요'라는 표현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일종의 자학이며 그래서 모든 일에 자기 탓을 하다 보면 자신을 원망하게 되기 쉽고 우울증에도 취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늘 다른 탓, 남의 탓을 하는 것은 스스로의 발전을 저해하는 길이라고 여겨진다.


탓이라는 놈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평소에 책임감 있는 결정이 중요하다. 나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할 때 지나친 관용을 베풀다 보면 자연스럽게 모든 실수와 잘못에서 내 책임과 의무가 배제되고 벌어진 일에 대해 '탓'을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책임을 회피한다고 해서 나의 실수나 잘못이 남의 것이 되지는 않는다. 나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책임질 수 있는 결정을 하는 것, 문제를 즉시하고 나의 실수를 인지하는 것, 수정의 과정을 거쳐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모두 진정한 책임의 의미이다. 그래서 나 역시 책임을 일상적으로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때로는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어른이라 어른이 아닌 어른다운 어른이 되는 일상을, 탓이 없는 일상을 쿨하게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생각이 먼저 담겨 그림을 그릴 때가 있어요.

당신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 펜대를 들기도 하죠.

진심을 담아 짧은 글과 그림을 올려 봅니다.”


일러스트: @bona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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