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통증은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공통적이지 않다.
통증 부위와 증상이 사람마다 차이가 좀 있다. 내 경우에는 오른쪽 약지와 손목, 무릎, 발가락, 발바닥, 턱, 목둘레가 아팠다. 거의 전신통증이었는데 무릎이 꺾일 때마다 나무토막 부러지듯이 빠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이 나고 부어서 50m도 못 갈 정도로 아팠고, 오른쪽 약지는 검붉은 색을 띠면서 물주머니가 관절에 들어있는 듯이 말캉거리며 통증을 유발했다.
아픈 손가락과 손목을 사용하거나 구부리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일상 중에 옷을 입고 단추를 잠그거나 샴푸와 샤워를 할 때가 가장 괴로웠던 기억이 난다. 옷은 가능한 목이 넓고 단추가 없는 편안한 옷으로 입었고 씻을 때에는 최대한 호스를 잘 이용하려고 애썼다. 그 모습이 너무 우스꽝스러워 혼자 울다가 웃다가...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저 숨만 쉬고 있을 뿐이었다.
통증과 영양실조, 수면부족으로 인해 170cm로 키가 큰 내가 39kg까지 야위어졌다. 그 모습이 싫어서 거울도 보지 않았고 그때부터 사직 찍히기를 싫어했던 것 같다. 에너지 없이 흐물거리는 연체동물처럼 세상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었다. 옴 몸에 퍼져 있는 고열은 폭염의 고속도로처럼 타올라 체내세포를 전부 말려 죽일 것 마냥 이글거렸다.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은 통증에 관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이후에는 대부분의 통증과 붓기가 호전상태를 보였기 때문에 '그래도 살 것 같다...'라고 말하곤 했다. 무릎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서 톱날이 맞지 않는 기계처럼 삐걱거리고 부었지만 아대의 도움을 받아 동네 한 바퀴를 걸을 수 있는 정도가 되었었다. 나름 대단한 성과였다.
원인이 불분명한 통증은 정말 대책이 없었다. 보통은 염증수치가 좋으면 통증도 가라앉는다고 하는데 내 경우에는 염증수치와 통증이 비례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래서 더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통증과의 전쟁은 매일매일 나를 주저앉혔고 나는 그 매일을 악착같이 일어나고 있었다.
일러스트: instagram.com/bona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