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과 다름에 익숙해져야 한다.

특별함을 주는, 평범한 문장들

by 보나쓰
새로운 감각을 갖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영혼을 구축하는 것이다.
p.58 '이명의 탄생' 페르난두 페소아

오늘 느낀 건, 이미 죽은 것들이나 마찬가지다.
어제가 그 전날과 다르지 않았음이 부끄럽다.
비슷한 생각, 비슷한 행동, 같은 반응.
어제 하루가 흘렀다는 걸 증명해 줄 만한 흔적이 없다.

불편함이 없었다.
그건 내가 구축한 안락의자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다는 뜻이다.


벗어나기 두려웠고, 그게 더 편했고, 익숙했고, 안전했으니까.

노력이란 결국, 낯선 무언가에 일 인치라도 가까이 다가가려는 일이다. 그 낯섦 속에서만 진짜 변화를 만날 수 있다는 걸 안다.


나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작품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그 감각이 내 안에 없다는 걸,
처음부터 그런 영혼을 타고나지 않았다는 걸
순순히 인정한다.

고흐, 고갱, 슈베르트, 모차르트.
그들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이름만으로 위엄을 느끼기도 한다.

그건 어쩌면 비굴한 제스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늠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행위,
그 자체로 중요한 일이다.


다만, 거기에서 멈춘다면
나는 더 이상 새로운 감각을 가질 수 없다.
닫힌 감각으론
아무것도 새로울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또 다름을 향해 간다.


익숙하지 않은 감정,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익숙하지 않은 관계,
믿지 않았던 이념과 사상가들.

그 모든 낯섦에
한 번쯤은 심취해 봐야 한다.
비틀거리더라도,
넘어지더라도,
마주쳐 봐야 한다.

내가 변해야
비로소 다른 삶을 꿈꿀 수 있다.
변하지 않고는
어떤 감각도 새롭지 않다.

제자리에만 머물면
내 영혼은 궁핍해진다.


궁핍한 영혼엔
반짝이는 별도,
시원한 바람도,
따사로운 볕도 깃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매일 한 장의 책이라도 더 읽는다.
한 점의 그림이라도 더 마주한다.
상상한다.

달라진 나에 대해,
아직 만나지 않은 내 감각에 대해.

그 상상을 멈추지 않음으로써
나는 한 번이라도 더,
새로운 영혼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그것은
삶을 더 다채롭고, 의미 있게 만든다.

이전 06화삶과 죽음은 순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