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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오라 Mar 13. 2021

더 이상 책을 사지 않기로 결심했다

앗싸! 한 번에 결제했다


블로그를 보다가 단톡방을 보다가 읽고 싶은 책이 보여 중고서점에 들어가 장바구니에 담아보니 한 매장에 원하는 책이 다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고서점은 어느 정도 기준 가격으로 주문해야 무료배송이 가능해서 그렇게 매번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가 무료배송 기준을 충족한 매장이 나오면 결제를 하곤 했었다. 

그래서 여러 권의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해도 한 매장에 재고가 있지 않으면 결제가 며칠씩 미뤄질 수밖에 없는데 그 날은 원하는 책이 한 매장에 재고가 있어서 이때다 싶어 망설임 없이 구매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뒤늦게 드는 생각


어제도 결제했는데?
아! 그러고 보니 그제 결제한 책이 주문 폭주로 지연 배송이 되어 오늘 배송된다고 문자도 왔었는데



살림의 간소화를 선언하고 미니멀리스트가 되겠다며 선언한 후 책장을 많이 비웠었다.

그러다 코로나로 인해 도서관이 휴장을 반복하니 어쩔 수 없이 책을 다시 사기 시작했다.

깨끗이 읽고 다시 중고로 팔면 되지~ 이런 생각이었다.

책을 읽을 때 좋은 문장이 나오거나 중요한 문장들이 나올 때는 도서관 책을 빌려볼 때도 노트를 만들어 노트에 작성했으니 구입한 책도 이렇게 읽고 정리를 하면 전처럼 책이 쌓일 일이 없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다 독서법에 관한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메모 독서법을 알게 되었다. 

책에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면 책의 내용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고 정리하게 되면서 남는 독서를 할 수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보통 책을 읽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많은데 메모 독서법을 실천하면 기억에 오래 남고 내가 변화할 수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다니 그 뒤로 책을 읽을 때 메모하면서 읽기 시작을 했는데 그러다 보니 중고로는 팔 수 없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새 책이 아닌 중고로 구입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책을 구입하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었기에 중고서점을 이용한 것도 있다. 


그렇게 한 권 두권 사기 시작하니 여유공간이 있었던 책장엔 어느 순간 책을 제대로 정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책을 그때마다 다 읽어 내려가기엔 시간도 부족한지라 사놓고 못 읽은 책이 여기저기 흐트러져있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못 읽은 책이 방치되어 쌓여있는데도 주변에서 좋은 책이라고 소개를 해준다거나 좋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중고서점에 들어가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그러다 구매를 하는 일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책을 안 읽고 있는 건 아니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독서를 하고는 있지만 읽는 속도를 구매하는 속도가 따라갈 수가 없었다는 거다. 


오늘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


이제, 돈도 별로 없고 요즘 책 너무 샀다. 
정리할 때도 없네. 자제하자!!



이런 생각이 들어 마음을 다잡기도 했지만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책에 있어선 절제가 힘든 모습이었다. 

그동안 비워내고 정리하면서 물건 욕심은 많이 내려놨었다. 

오히려 비워내니 채우고 싶지 않아 예쁜 물건들이 보이고 도움이 되겠다 싶은 물건이 눈에 들어와도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소비욕구가 절로 절제가 되는 느낌이었다. 

이런 게 미니멀 라이프의 삶이구나 나름 자화자찬? 하는 마음도 들었었다. 

하지만 왜? 유독 책에 있어선 이런 모습들을 보이는 걸까? 나 스스로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어제 책과 강연의 이정훈 기획자님의 강의를 듣고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독서_글쓰기] 10권을 읽고 1000권의 효과를 얻는 책 읽기 기술




왜 이렇게 책에 집착하니?
지금 있는 책 다 읽고 사도 되는 거자나
어차피 지금 사도 다 못 읽을 거 돈이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알면서도 천천히 구매가 안 되는 건 왜 그러는 거니?


다른 사람들은 다 읽고 아는 내용인데 나만 모르면 그래서 지금 그 책을 읽지 않으면 사지 않으면 뒤쳐지는 것 같았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일단 가지고는 있으면 그 책을 읽은 사람처럼 봐주지 않을까?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런 마음이 내면에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아무것도 가질 수 있는 게 없어. 할 수 있는 게 없어!


그리고 무엇보다 어느 정도 치유가 됐다고 생각했던 내면의 이런 어린아이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있던 것이었다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다. 


무엇인가 허전한 마음을 내가 지금 책으로 풀고 있구나.
무언가 이루지 못했다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불안한 마음을 책으로 풀고 있구나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거다. 

스스로 창피했고 자존심이 상한다고 해야 할까


이런 창피하고 감추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미니멀 라이프의 삶을 꿈꾸며 실천하고 있다.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되어 나누고 싶은 꿈이 있다. 


그렇기에 이정훈 대표님의 말처럼 목적 있는 독서를 하고 싶다.

즐기는 독서를 하면 독서의 진정한 기쁨을 느낀다면 성과는 따라온다고 하셨다. 


지금 집에 있는 책부터 소화를 시킨 다음다음 스텝으로 나가보자

그래서 더 이상 책을 사지 않으려 한다. 

물론 독서모임에 참가한다거나 프로젝트를 함에 있어서 꼭 필요한 책들은 구입을 하겠지만 지금처럼 쇼핑중독자처럼 책을 사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어느 날부터인가 독서에도 조급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책을 읽는 것이 좋았고 기뻤고 행복했었다. 

이제 다시 그 마음을 느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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