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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오라 Feb 03. 2022

글쓰기 하며 밥벌이를 하고 싶다


눈에 무리가 되지 않게 아픈 이후로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듣는 것이 익숙지 않았는데 눈을 감고 듣기만 하니 오히려 집중도 되고 상상하면서 읽게 되어 좋았다.


밀리에서 처음 들었던 책은 전자책으로 나온 장명숙님의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였다. 오디오북으로 듣고 싶었으나 전자책으로만 완독이 가능했다. TTS라는 기계음으로 낭독이 되는데 다소 어색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감동을 받는 데에는 방해가 되지 않았다. 너무 감명 깊게 들었기에 온라인 서점에서 종이책을 따로 구매할 정도였다.

에세이를 쓴다면 이렇게 담백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밀라논나님의 나이쯤 돼야 그런 글들이 써질까.


그 뒤로 듣게 된 책은 오디오북으로 된 '불편한 편의점'이었다. 전자책과는 다르게 오디오북으로 돼있어 성우들이 낭독해준 북이라 더 실감 나고 몰입되었다. 무엇보다 내용이 좋았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전혀 허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인공은 '독고'라 불리는 인물이지만 주변 인물들도 각자의 사연이 있다. 그리고 독고씨는 그 인물들의 이야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분량이 꽤 있는 책이지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빠른 시간 안에 완독을 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연을 들으며 감정이입이 됐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지 알 수 있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묵직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일상의 소재로 이런 감동을 줄 수 있다니 놀라웠다.

처음 글을 쓰고 싶었을 땐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말로는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글로 써 내려가며 편안함을 느끼기도 했다. 내 이야기를 함으로써 스스로를 객관화시켜 볼 수 있었고 타인들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생각이 깊어지고 보는 눈도 달라졌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내 이야기를 쓰기 전까지 에세이 책은 즐겨보지 않았었다. 자서전이나 에세이 느낌이 나는 자기 계발서는 읽었지만 말이다. 주로 자기 계발서나 육아, 교육 쪽을 보았고 이와 연결고리가 있는 주제의 책들을 보았다. 소설이나 다른 주제 책들도 가끔씩 보기는 했었다. 이런 내가 글을 쓰려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본인의 이야기를 썼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에세이 책을 하나둘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썼고 책이 되어 나왔다.

지금 쓰고 있는 두 번째 초고도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담아낸 글이다. 첫 번째 책과 비슷할 수도 다를 수도 있는 내용이다. 언젠가는 이런 주제의 글도 써야겠다는 생각이 메모장 한 귀퉁이에 적혀있다. 과연 '쓸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주제들이지만 마음은 쓰고 싶다. 그래서 더 많이 공부하고 경험하며 생각하려고 한다.


그중에 소설이라는 장르는 없었는데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소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주인공을 중심으로 그물망처럼 연결되어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유머도 있고 감동까지 있으니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웠다. 아마 종이책으로 봤어도 술술 읽혔을 것이다. 마음 저쪽에서 '아! 나도 이런 재밌고 감동적인 글을 쓰고 싶다. 근데 어떻게 쓰지?'


© christinhumephoto, 출처 Unsplash


이제 첫 책이 나온 초보 작가다. 대박이 터진 책도 아니고 심지어 출간되자마자 아파버려서 홍보도 많이 못했다. 그래서 위축되고 쪼글아 듣것도 사실이다. 설령 홍보를 많이 했더라도 결과는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도 듣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쓰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글을 쓰면서 밥벌이할 수 있는 전업작가가 되고 싶다. 아마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이런 꿈 하나씩은 갖고 있겠지. 계속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단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고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다양한 주제의 책도 읽어봐야겠지. 책을 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분야를 넓혀봐야겠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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