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모든 생일들을 축하해, 봉봉!
1번째 생일초를 꽂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봉봉이가 11번째 생일을 곧 맞는다.
재작년 탱글이의 생일날
갑자기 떠올라 만든 것을 계기로
아이들 생일에 옷을 만들어 주고 있는데,
올해는 야심 차게 패턴까지
디자인해서 만들어 주려고 하다가
시간이 자꾸만 늦어졌다.
작업하기 전 날짜가 다가올수록
아이디어가 너무 떠오르지 않아서
봉봉이에게 물었다.
"봉봉아, 올해 생일엔 무슨 그림이었으면 좋겠어?"
"엄마,
전 엄마가 똥그림을 그려도 입고 나갈 거예요!!"
세상에.
설령 내가 응가를 그려 넣지는 않겠지만,
그녀의 한마디가 정말 무한 신뢰로 느껴져서
순간 마음이 찌릿했다.
엄마가 아무거라도 해주면
싫어하지 않고 입어주겠다는 그 말.
그 어떤 말들보다 든든하고 힘이 되는 그 한마디.
진짜 그림들 속에 작은 응가를
티 안 나게 하나 그려 넣을까 하다가,
그건 좀 심한 것 같아서 마음속에 넣어두었다.
그렇게 날짜는 계속 지나가고.
꼭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면
오히려 생각이 안 나서 결국 급조를 하게 된다.
조금은 엉성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올해도 준비해 둔 티셔츠에
봉봉이의 생일을 한껏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려 넣는 것으로 마무리.
생각해 보니
봉봉이의 첫 돌 드레스도 만들어줬었는데,
그 이야기도 정리해서 한번 글로 엮어봐야겠다.
4학년이어도
엄마가 만들어준 모든 것을 아껴주고
소중하게 생각해 줘서 고마워.
창피해하지 않아 줘서 고마워.
그래서 언제나 힘이나.
이러니 어떻게 널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내 뮤즈, 내 사랑, 내 고뇌, 그리고 내 모든 것.
생일을 미리 축하해! 내 봉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