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멈의 불꽃같은 자수 / 봉봉아 그 순간 널 잊고 있었어 미안.
욥과 함께 정말 오랜만에 불꽃놀이를 봤다.
12년 정도 된 듯 한데,
욥과 처음갔던 데이트가 불꽃놀이였다.
봉봉이에겐 미안하지만 엄마아빠의 자유로운 관람을 위해
꼬모에게 맡겨지고. 우리는 잰 걸음으로 동네에서 가장 높은 언덕을 향해 갔다.
가는길에 멀~리서 '펑! 펑!' 하는 소리가 들리자 마음이 급해진 우리는
모처럼 정말 땀나게 뛰어본거 같다.
이렇게 같이 뛰어본게 얼마만일까?
동네에서 가장 높은곳에 다다르자 저기 멀리 작지만 분명하게
불같은 꽃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아.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처음엔 그냥 '보면 좋고 아니면 말고'의 마음이었는데,
불꽃놀이를 본 순간 마음이 바뀌었다.
'안봤으면 어쩔뻔 했어!'
쪼그려 앉아 먼 하늘을 보는 우리의 모습은 12년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함께하고 있어 행복했고,
또 많은 사람이 생각나는 밤이었다.
아..불꽃이 어멈을 참으로 잔잔하게 만들어 버렸네.
불꽃놀이 숨은 명소, 내년에도 와야지!
ps. 봉봉아 미안. 어멈이 불꽃에 빠져 널 잠깐 잊었어. 내년엔 같이오자!
Oct 05.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