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제

by 봉봉오리


애도제 마지막날에 갔다.



학살이라 외치는 노랫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진 공간에서, 나는 약 하루의 시간 동안 가졌던 애도에 대한 복잡한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에게 죽음은 너무 익숙한 것이다. 그 죽음은 모두 강자에 의한 약자의 죽음이고, 부정의하고, 무고한 이들이고, 억울한 죽음이고, 시신조차 거둘 수 없는, 조롱당하는 죽음이다. 무수한 죽음들을 막지 못한 순간들이 쌓여 글이 되었다. 나는 그 글들을 읽으면서 차분해졌다.





국가 기관에서 일하는 동료는 코트에 검은 리본을 달고 애도제에 도착했다. 퇴근 후 곧바로 들른 것이었다. ‘국민’의 죽음은 국가가 애도를 장려한다. 전시장엔 살해된 무수히 많은 피해자들의 모습과 그를 목격한 이들의 증언이 둘러싸고 있었다. 국가는 그 죽음들을 죽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애도하지 않는다. 책임자, 원인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참사가 있었던 날에도 어김없이 살처분 기사가 있었다.



올해도 내가 아는 이들이 실종 됐다. 몸을 비비고, 눈을 맞추고, 관계를 맺은 이들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시신을 찾지도 못했다. 남겨진 그의 동료, 친구, 가족 곁에서 일상을 버틸 뿐이다.



애도제가 끝날 무렵, 사람들과 108배를 했다.

많은 죽음을 목격했던 해였다.

몇 번을 더 이렇게 보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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