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가 수술을 받았다. 처음 만날 당시 임신 상태였고, 이후엔 출산과 모유 수유로 ‘이제야’ 하게 된 앵두의 불임 수술.
앵두는 마취가 깨지 않아 잠들어 있었고, 종종 일어나려 하기도 했고, 구역질을 하기도 했지만 다시 잠이 들었다. 야외 생활만 한 앵두에게 난방기가 풀가동되는 컨테이너 안이 꽤 포근해서인지, 마취 때문인지 깊이 잠든 앵두의 모습이 어색했다. 앵두의 자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앵두는 늘 일어나 있고, 걷고 또 걷는 그런 개였다.
지쳐 보였다. 앵두는 두 번의 출산을 했다. 난소와 자궁이 적출됨으로써 이제 임신을 할 수 없다.
언젠가 친구가 난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었다. 난소에 있는 혹이 커서 자칫 난소를 적출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혹만 제거하고 친구는 회복되었다.
인간 여성의 난소 적출은 이후 삶에 분명 영향을 끼친다. 여성 동물은 어떤 변화를 겪는지 충분히 이야기되지 않는다. 알면 불편할 뿐이기에 그로 인한 ‘장점’들만 이야기된다.
앵두의 수술 결과 사진을 받았다.
앵두의 장기 적출은 앵두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자체의 지원금과 돌보는 이들의 결정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또 다른 여성의 장기가 제거될 예정이다.
거리를 두고 우렁차게 짖는 흰눈은 내가 숯댕이와 동행할 때만 다가온다. 숯댕과 함께 산을 폴짝거리며 뛰어다니던 흰눈을 그저 ‘들개’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다 뜬 장 속 개들과 닮았다는 말에, 그들의 엄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흰눈은 자유로운 몸인데도 그 시끄럽고 더러웠던 개농장을 떠나지 않았다.
‘소유자’가 흰눈만 풀어둔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유롭게 다니며 ‘임신’하길 바랐을 수도 있다. 실제로 숯댕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기도 했다.
흰눈이 언제든 다시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출산한 강아지들이 또 뜬장에 갇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급해졌다.
흰눈은 여전히 그곳에 있다. 그 근처만 가면 썩은 내가 나지만, 흰눈은 그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
두고 가는 밥이 잘 줄어들었다. 조금씩 가까워지면, 흰눈도 앵두처럼 수술을 받게 될 것이다. 농장주가 하는 행위도 폭력이지만 그 행위를 막기 위해 내가 하는 것도 폭력이다.
앵두도, 흰눈도. 멀쩡한 장기가 쓰레기로 버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