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할 수 없는 죽음

by 봉봉오리



사고 소식을 기사로 접하며 눈에 들어온 단어는 ‘새’였다.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인간이라면, 수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먼저 마음이 슬퍼져야 하는 것이었다.


시시각각 올라오는 기사들 속에서 새에 대한 언급은 그저 사고를 일으킨 원인 정도였다. 몇 명의 승객이 탔고, 국적과 나이, 각각의 개인들이 가진 사연들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애도를 받는 동안, 그 새들이 어떤 종이며, 끼어 죽은 새들이 몇 명인지, 어디에서 날아와 어디를 향해서 가던 길이었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차마 꺼내지 못했다. 내가 느끼는 그 우울과 불편함 같은 것은 국민 애도 기간에는 어울리지도, 발화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죽었는데, 눈치 챙겨.


그러나 그날 밤. 하나 둘 그 이야기를 꺼내어 주었다.




새들의 영역을 침범한 인간의 잘못. 향후 항공기 사고를 막고자 조류 퇴치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분노.


나의, 우리의 분노는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것, 분위기에 걸맞지 않은 애도, 공유될 수 없는 우울.


사고의 피해자들은 인간만이 아니며, 애도는 인간에만 국한되지 않아야 한다.


모든 피해자들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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