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오늘은 학교 가지 말고 집에서 쉬자
갑자기 아이가 밤새 아팠다.
목이 아프다 하고 열도 난다는 것 같고 머리가 아프면서 근육통과 오한이 왔다.
어떻게 하면 수월하게 낫게 할까 잘 자게 도와줄까 생각하며 졸린 눈으로 몸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이라, 사실 굉장히 마음의 짐이 큰 시간이다.
하지만 다행히 난 휴직자이다!
휴직한 엄마라서 아무런 부담감이 없다.
아침에 여전히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말해,
"그럼 오늘은 학교 가지 말고 집에서 쉬자."라고 말해주었다.
참으로 가뿐한 문장이다.
그동안은 그랬다.
십 년 동안 그랬다.
내가 늦게 출근을 할까, 반차를 쓸까.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며 병원을 다녀올까.
아니면 그리 심하지 않은 것 같으면 그냥 학교를 가게 할까.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저울질하며 가장 손해보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니깐 아이의 상태 걱정보다는 우리가 이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결정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게 순서였다.
처음에는 마음 아팠지만 상황이 반복되면서 이내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둔해졌고,
나의 안위와 직장 내 상황을 먼저 고려하게 되었다.
참 서글프지 않은가.
나는 무엇 때문에 돈을 버는가.
나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나의 사랑은 어떻게 표현되는가.
돈으로 치환되지 않는 것이 있다.
가령 아이가 아플 때 같이 집에 아빠, 엄마가 집에 있어준다는 안정감.
'얼른 낫고 건강해져라. 내 소중한 아이.'라고 집밥 속에 빌어주는 마음과 사랑.
말로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기운 같은 것 말이다.
아이가 아플 때 흔쾌히 집에서 쉴 수 있게 해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동안 꿈도 꾸기 어려웠던 일상이다.
종종거리며 마음을 작게 작게만 했던 과거이다.
이제는 나의 마음을 너그러이,
넓은 마음으로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