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클라우드 도시작가 #10. 와인커넥션 홍대 × 얼리브
도시작가는 도시 곳곳의 로컬 공간들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크리에이터 그룹입니다. 주변 환경과 분위기, 사람이 서로 영향을 받으며 완성되어가는 특별한 공간에 주목해요. 공간 공유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가 특별한 장소들을 제대로 나누기 위해 '도시작가'와 함께 로컬 공간 이야기를 수집합니다.
얼리브의
다섯 번째 워크스페이스,
와인커넥션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와인을 수입하기 시작한 건 1995년이었다.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와인 문화는 낯설기만 하다. 삼삼오오 모여서 술 마시러 갈 때도 소주, 맥주, 막걸리가 보편적이고 와인은 특별한 날이면 마시는 위스키, 보드카와 한데 묶인다. 와인커넥션은 와인 대중화 전략으로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 9월 홍대 서교동 근처에 '와인커넥션코리아' 레스토랑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오픈했다. 향후 40개 이상의 직영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한다.
[얼리브 두 번째 워크스페이스 - 브루독 이태원]
서울 곳곳에 워크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얼리브가 다섯 번째 워크스페이스로 와인커넥션과 손을 잡았다. 지난 9월 브루독 이태원점을 시작으로 어그로빌리지(이태원), 어메이징브루잉(건대)까지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브루독과 어메이징브루잉은 맥주를 마시는 펍이라면 어그로빌리지와 이번에 오픈한 와인커넥션은 레스토랑 느낌이 강하다. 얼리브의 모든 워크스페이스를 한 번 이상 이용해보니 장단점이 뚜렷했다.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펍이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는 장점도 있지만, 본연의 장사를 시작하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이용이 불가능한 단점도 있었다.
[얼리브 세 번째 워크스페이스 - 어그로빌리지 이태원]
[얼리브 네 번째 워크스페이스 - 어메이징브루잉 건대점]
펍에서 맥주를 시키면 앉은자리에서 계속해서 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펍 특유의 시끄러운 음악과 술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롯이 일하기란 쉽지 않았다. 불편한 점을 얼리브 측에 전달했더니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얼리브는 무엇보다 피드백이 참 빠르다. 조명이 너무 어둡다는 의견을 접수하고 어메이징브루잉 건대점이 얼리브 워크스페이스로 운영될 때는 각 자리에 스탠드를 하나씩 배치했다.
사소한 불편함은 사소하다는 이유로 작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 불편함이 결국 사소하지 않게 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갖가지 이유를 들어, 미루고 미루다 보면 나중에는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불어난다.
시그니처 매장인 얼리브 라운지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주말에 이용 가능한 얼리브 워크스페이스는 없었다. 기존 펍이나 레스토랑은 평일에 오픈 이전 시간, 즉 매장이 놀고 있는 유휴시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워크스페이스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와인커넥션은 오픈 시간이 오전 11시였다. 다른 워크스페이스와 같이 오픈 이전 시간을 활용한다면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까지만 이용이 가능한데, 와인커넥션×얼리브워크스페이스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이 가능했다.
새로운 얼리브 워크스페이스를 오픈할 때마다 오픈을 담당하는 얼리브 이재욱 매니저에게 물어보니 와인커넥션은 기존과는 다른 방법으로 운영된다고 했다. 기존 워크스페이스 브루독, 어그로빌리지, 어메이징브루잉은 오픈 전 시간을 활용하지만 와인커넥션은 레스토랑과 업무공간이 상생한다. 다시 말해서 손님이 상대적으로 적은 오후 6시 이전까지 공간의 일부를 업무공간으로 활용하고, 식사를 하러 오는 분들은 업무 공간을 제외한 테이블에 앉아서 자유롭게 와인과 음식을 즐기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다른 워크스페이스와 달리 주말에도 업무공간으로 이용이 가능했다. 우리가 술 마시러 갈 때 아무리 빨라봐야 오후 2~3시부터 시작하니, 그전까지 매장이 많이 비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위 사진이 와인커넥션에서 업무 공간으로 활용되는 공간이다. 카페나 코워킹스페이스에서 한 테이블에 보통 1~2명이 사용하기 때문에 최대 몇 명이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은 공간을 사용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의미가 없다. 일하면서 테이블 개수를 세어보니 약 15개 정도가 있었고 20명 내외가 쾌적하게 일할 수 있어 보였다. 브루독과 어메이징브루잉에서는 따로 맥주를 시킬 수 없었는데, 여기서는 자유롭게 와인커넥션 직원을 불러서 음식이나 와인 주문이 가능했다.
마침 얼리브 측에서 다섯 번째 워크스페이스 오픈 기념으로 방문하는 분들에게 내년 2월까지 와인 한 잔을 무료로 증정하고 있다. 와인이 맛있어서 어떤 와인인지 물어보고 한 병 샀다. 그렇게 와인 마니아가 된다.
물론 와인뿐만 아니라 다른 워크스페이스와 마찬가지로 테라로사 커피도 제공된다. 얼리브 컵 대신 와인커넥션 매장의 유리컵을 활용했다. 와인커넥션은 점차 안정이 되면 얼리브 직원이 따로 상주하지 않고 와인커넥션 직원이 도맡아서 운영한다고 한다. 다른 지점은 펍 직원이 늦은 오후에 출근하니까 불가능하지만, 와인커넥션이 운영되는 시간 동안 얼리브 워크스페이스 운영 시간이 포함되어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아이디어였다.
다시 한번 와인 커넥션 × 얼리브 워크스페이스의 장점을 정리해보면 첫 번째로 주말에도 이용이 가능했고, 두 번째로 일하면서 음식이나 와인을 주문할 수 있었다. 이번 주 월요일에 오픈했는데도 업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방문한 얼리브 멤버분들이 꽤 많았다. 역시 홍대라는 입지의 힘이기도 하다.
와알못이지만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종종 대형 마트에서 와인을 구입해 마시곤 한다. 맥주나 소주처럼 일반 매장에서도 먹고 싶지만 내가 먹고 싶은 만큼 먹으면 와인 값이 감당되지 않는다. 그런데 와인 커넥션에서 판매하는 와인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했다. 중간 유통 업체 없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어 가능한 가격이었다.
[같이 읽으면 좋은 글]
#스페이스클라우드 #도시작가 #와인커넥션 #얼리브 #워크스페이스 #홍대 #홍대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