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인터뷰이. 체인지그라운드 PD 김태현
미국의 역사가 칼 베커 Carl Becker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역사가"라고 했다. 인터뷰 매거진 《손으로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은 자신의 역사를 손으로 직접 기록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다섯 번째 인터뷰이는 체인지그라운드에서 대본 PD로 일하고 있는 김태현님을 만났다. 그녀가 일하고 있는 판교역 근처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나 2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체인지그라운드에서 PD로 일하고 있는 김태현입니다. 평소에는 글 쓰는 일을 하고 책 읽는 것, 영화와 전시를 좋아해요. 전에는 광고 회사를 다녔어요. 그때부터 기획자, 에디터, 카피라이터로도 일하면서 글 쓰는 걸 참 많이 했어요. 기록도 많이 하고. 글 쓰는 사람이라면 기록을 안 할 수 없잖아요. 대학생 때부터 노트를 쓰며 기록했고 지금도 일하면서 기록하며 사는 것 같아요. (광고회사랑 지금 회사 글 쓰는 방식이 많이 다른가요?) 광고 회사 다닐 때는 브랜드랑 일했으니까 마케팅 측면의 글쓰기보다는 크리에이티브적인 글쓰기를 많이 썼어요. 브랜드에서 주는 브리프(보고서)가 있잖아요. 주로 브리프에 맞춘 글을 썼어요. 브리프를 최대한 많이 살릴 수 있고, 광고주가 원하는 포인트에 맞춰서 글을 썼고 지금은 많이 달라요. 지금은 오픈 브리프처럼 피디들이 하나하나 기획해서 써야 하는 일이 많거든요. 그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자율성이에요. 자율성. 생각보다 어려운. 자율성 측면이 가장 다른 것 같아요.
글을 쓰기 전에 생각을 먼저 정리하는 걸로 알고 있다.
주제를 잡고, 글 단락별로 꼭지라고 하죠. 개요를 다 써요. 어떤 페이지에 어떤 게 나오고. 이거 인용해야겠고, 여기서 내가 가져올 생각이나 이런 것들을 정리하거든요. 이 한 페이지가 글 한 편의 축약본이라고 보면 돼요. 이렇게 써놓으면 글 쓸 때 막힐 일이 없거든요. 퇴고하기도 쉬워요. 물론 중간중간에 바뀌는 부분도 있긴 한데 맥락 별로 써요.
(그럼 읽으면서 정리하나요?) 읽으면서 쓰진 않아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물론 중요한 책 같은 경우에는 읽으면서 메모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대부분은 글 쓰기 전에 책을 한 번 쓱 살펴보면서 정리를 해요. 글감이 될만한 녀석들을 발췌독한다고 보시면 돼요. (노트를 살펴보면 한 페이지를 안 넘어가네요?) 네. 거의 안 넘어요. 한 페이지. 한 글을 위해서 한 페이지. 보통 책 한 권으로 글을 쓸 경우에도 길어봤자 한 두 페이지? 짧게 기록해요. 글 쓸 때 이게 도움이 많이 돼요. 저는 메모하면서 책을 읽지는 않아요. 너무 오래 걸리더라고요. 마음이 급해가지고 (웃음)
책을 읽을 때 앞에 수첩을 펴놓고 기록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책 읽기 전에 서문이랑 개요를 많이 보거든요. 그래서 책이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 머릿속에 잡아놔요. 서문만 보더라도 책의 내용을 대부분 알 수 있잖아요. 서문을 보고 작가가 말하는 의도를 빨리 파악해야 돼요. 그거를 위주로 먼저 보고. 목차를 보면 어떻게 내용이 될지 대충 알잖아요. 예상하면서 읽으면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빨리라기보다는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흐름에. 책이 두꺼우니까 호흡이 달리잖아요. 그럴 때 방향을 제시해주는 느낌이 있거든요. (한 권 읽을 때 얼마 정도 걸리세요?) 책 한 권 읽을 때 난이도가 중상이면 3~4시간, 에세이처럼 난이도가 낮으면 1~2시간 정도면 돼요.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되나.
재택근무다보니까 해이해지기 쉬워서 아침에 중요한 일을 먼저 해요. 글쓰기 할 때 체력이 필요하잖아요. 저는 아침형 인간이라. 운동 갔다 왔을 때가 뇌 상태가 가장 좋아요. (몇 시에 운동 다녀오세요?) 7시에 회사 근처에 있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1시간가량 하고, 씻고 다 준비하고 나가면 사무실에는 9시쯤 출근해요. 9시까지 출근해서 커피 한 잔 사서 올라가고, 노션에 적어놓은 오늘 할 일을 보고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고. 아침에 글 써야 할 일이 있으면 그걸 먼저 해요. 잡다한 일은 주로 오후에 처리해요.
재택근무지만 저는 사무실에 나와서 일하기 때문에 중간에 밥 먹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시락을 싸와요. 도시락을 10분 만에 되게 금방 먹어요. 죽을 싸오는데 소화 잘 되라고. 그리고 또 바로 일을 해서. 그때가 집중 근무 시간대예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가 가장 임팩트하게 일을 하는 거 같아요. (몇 시에 일어나세요?) 다섯 시 반에 일어나요. (주말에도?) 주말에도 다섯 시 반. 자는 건 밤 11시 정도에 잠들어요. 그래야 조금 많이 잘 수 있으니까. 일찍 자려고 해요. (5일 다 출근해요?) 다 출근해요. 저희 회사는 재택근무지만 제가 일하는 방식은 직장인 패턴과 비슷하다고 보면 돼요. 은행이랑 잡다한 일 처리도 오전에 가야 사람이 없어서 편하긴 한데, 그때는 집중 근무시간대라 조금 불편해도 오후에 처리하는 편이에요.
손으로 직접 쓰면 키보드로 칠 때와 어떤 점이 다르다고 생각하나.
관성도 있고 습관도 있는데 손으로 기록하는 건. 노트에 적어놓으면 노트북으로 글 쓰면서 옆에 두고 바로 볼 수 있으니까 편해요. 노션은 왔다 갔다 해야 하잖아요. 글 쓸 때 브런치 화면에 있다가 워드 화면에 있다가. 노트는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고, 바로 지울 수도 있고 편해요. 기록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오래 써서 익숙한 것도 있어요. 저는 손으로 기록하는 게 여전히 좋아요. 노션도 훌륭하고 편하긴 한데 아무래도 저는 아직 손으로 기록할 수 있는 노트에 더 마음이 가요.
재택근무하는 회사로 알고 있다.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하는 편인지 궁금하다.
저희는 회사 메신저로 슬랙을 쓰고 있어요. 거기에 업무방이 있어요. 업무방마다 소통을 하고.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보다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게 많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글을 쓴다거나 기획하는 과정에서 소통을 하는데, 협업하는 비중이 전에 다녔던 광고회사만큼은 크지 않은 거 같아요. 재택 근무다보니까 보통은 메신저로 소통을 하고, 안 되면 전화를 해요. 아무래도 답이 바로바로는 안 오죠. 그건 확실히 있어요.
그렇다고 그분을 쪼을 수는 없어요. 자율성이 있으니까. 그게 좀 답답하면은 전화를 해요. 급할 때. 전화해서 바로바로 소통하고. (불편할 것 같은데) 기다려야 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이게 적응이 되니까. '곧 연락 오겠지'하고 기다리면서 제 일 하고. 대답 오면 처리하고 그런 편이에요. (대답을 해줘야 진행되는 일들이 있잖아요. 그럴 때면 멈춰 있어야 하는데) 급하지 않으면 메신저로, 급할 때는 전화를 해요. 전화하는 것도 사실 귀찮기도 하고, 받는 사람이 스트레스받을 수도 있고. 저도 막 엄청 급한데 굳이 전화하고 싶을 때도 있고. 그런 마음이 있잖아요. 굳이 전화하고 싶지 않은 마음. 밀레니얼의 마음? (웃음)
(회식은 따로 안 하세요?) 회식은 화요일 회의 끝나고 점심에 먹어요. 그게 화요일 일정이에요. (따로 저녁에 술 먹고 그러지는 않아요?) 네 없어요. 저녁에 술 먹고 회식한 적은 없어요. 다들 일하느라 바빠요. 회식 끝나면 집에 가기 바빠요. (웃음) (다들 프리랜서 같은 느낌이네요?) 맞아요. 프리랜서 모아놓은 느낌. 저희 문화가 조금 독특하죠.
노트와 문구류를 고르는 기준이 있는가
저는 파란색 펜만 써요. 급할 땐 검은색을 쓰지만 파란색을 쓰면 기분이 좋아요. 파란색을 쓰면 새롭고. 파란색만 쓰는 사람은 많이 없잖아요. 보통 검은색만 쓰는데. 저는 (파란색 펜이) 기분이 좋고 글자가 눈에 더 잘 들어와요. 파란색은 저만의 컬러인데. 키 컬러. 아무리 좋은 검은 펜을 선물 받아도 결국 파란 펜을 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파란 펜이 가장 많아요. 플러스 펜도 많이 쓰고, 밑줄 그을 때는 형광펜도 쓰고. 삼색 펜도 있는데 파란색 부분만 많이 써요.
이 펜은 얼마 전 미국 여행 다녀오면서 그곳에서 산 건데. 모르고 펜을 안 들고 와서 미국 여행에서 산 BIC 파란 펜을 쓰고 있어요. 플러스펜은 되게 오래 썼어요. 광고회사에서부터 플러스펜을 써요. 왜 이걸 쓰는지 모르겠는데, 다들 이걸 쓰더라고요. 계속 써보니까 글을 최종적으로 발행하기 전에 검열, 검토, 교열할 때 이 펜이 되게 좋더라고요.
몰스킨 다이어리는 20살부터 썼는데 되게 오래 쓰다가 어느 순간 질리더라고요. 생각보다 두꺼우니까. 너무 오래 쓰잖아요. 두꺼우니까. 그런데 우리가 하루에 기록을 많이 해봤자 한 두 페이지인데 노트가 줄어들지 않는 거예요. (웃음) 무겁기도 하고. 이거 하나만 있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 문제는 가방에 책도 있고, 노트북도 있고 해서 무거우니까 어깨도 빠지고 하니까. 지금은 가벼운 노트로 바꿨어요. 이게 무게도 그렇고. 빨리 한 권을 끝내고 싶은 그런 기분도 있기도 하고요. 지금은 가벼운 무인양품 슬림 노트를 써요. 40매 정도 있는 거.
(그럼 노트만 쓰세요? 플래너는 따로 안 쓰고?) 지금까지는 주로 메모, 투두리스트 정도 기록했어요. 근데 투두리스트의 단점이 그거예요. 하루치는 볼 수 있는데 일주일이나 한 달치는 못 본다는 거예요. 오늘 밖에 못 보더라고요. 그게 조금 아쉬워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바인더로 플래너를 쓰는 습관을 들여보고 싶어요. 일을 다들 급하게 하잖아요. 그러니까 저도 오늘 할 일만 급하게 정리하기 바쁘고 전체적인 큰 틀을 못 보고 계속 놓치더라고요. 제 개인적으로 하는 것도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겠고. 오늘 하루 되게 열심히 살았는데 뭘 했는지 모르겠고.
하루치는 볼 수 있는데 일주일이나 한 달치는 못 본다는 거예요.
2019년 목표가 "글을 잘 쓰는 사람. 글로 잘 파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2020년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가 회사 맥락에 따라 바뀌는 게 있어요.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와요. 운동을 매일 하는데도 불구하고 체력이 달려요.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 그게 일 순위 목표. 그리고 회사 목표는 지금 주어진 거에서 퍼포먼스를 더 내는 것. 저는 글 쓰는 일을 하다 보니까 잘 쓰려면 많이 쓸 수밖에 없어요. 올해는 주어진 것보다 더 많이 쓰고 싶어요. 욕심이 나기 때문에 그걸 버틸 체력이 필요해요. 그 업무를 버틸 체력이. 그런데 이게 혼자만의 싸움이잖아요. 재택근무를 하면서 잘하고 싶은데. 잘하려면 많이 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잖아요. 쉽지가 않아요. 많이 한다는 게. 올해는 그걸 조금 해내고 싶어요. 그게 올해 가장 큰 목표.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
책은 극히 일부분이고, 저는 다 관심이 많고 좋아하거든요. 광고회사 다닐 때부터 들인 훈련인데 이것저것 관찰을 많이 하고, 집에 신문도 오거든요. 넷플릭스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페이스북을 보면 잘 터지는 콘텐츠도 보이잖아요. 그런 것도 보고. 브런치도 많이 보고. 영감은 소비에서 오는 거 같아요. 책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서 '소비'가 나오잖아요. 그걸 보면서 밑줄 그어놓고 이걸 다음 소재로 써야겠다. 그러면 나중에 떠오르거든요. 그런 식으로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소재를.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맞는 소재들로 맞춰서 써요. 제가 보고 느끼고 읽은 것들에서 주로.
브런치에서 글을 보면 '습관'에 관한 글이 많다. 평소 중시하는 습관이나. 하루 중 꼭 놓치지 않고 수행하는 습관이 있는가.
아침 시작하는 운동. 이거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섯 시 반에 일어나서 수영을 가는 것이 하루의 원동력. 하루를 잘 시작해야 기분이 좋은데 아침에 수영을 하고 나면 내가 해냈다는 느낌이 들어요. 하루를 시작할 때 성취를 맛보고 시작하니까 가장 중요하고.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까 자기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데 수영이 그걸 지탱해주는 핵심 습관인 것 같아요. 그걸 해야 제때 출근하고, 제때 일을 할 수 있고. 제때 퇴근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게 뭔가 하루의 시작이에요. 그게 잘 안되면 하루가 무너지는 거예요. 토요일까지 해요. 저는 일요일에서는 쉬고. 주 6회. 수영 끊는 것도 그래서 일부러 6회를 끊었어요.
아침에 수영을 하고 나면 내가 해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일적으로는 책을 많이 읽어요. 회사에서 책을 무제한으로 사줘요. 도서비 무제한. 가장 좋은 복지예요 (웃음) 그리고 저는 책을 몰아 읽는 편이에요. 일이 바쁠 때는 많이 해놓고, 책은 필요한 시기에 주로 몰아서 많이 읽어요.
일과 삶의 원칙이라 부를만한 것이 있나?
체인지그라운드에 온 지 2년 됐어요. 재택근무다보니까 나한테 떳떳하게 일하자. 해이해지지 않게. 개인적으로는 후회하지 않고 인생은 짧지만 볼 것은 많다. 아무리 바빠도 여행은 1년에 한 번씩 다니고. 남한테 의지 하지 않고 나한테 집중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게 요즘 목표예요. 나 혼자 살 수도 있는데. 나만의 능력을 키우고.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독립을 키우고.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요. 그렇다 보니까 일을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좋아하는 일 하는 것도 행운인데. 잘하고 싶잖아요. 일을 아무리 좋아도 여행은 가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맨날 일할 수는 없어요 (웃음) 그렇게 못할 거라는 것도 알고요.
나한테 떳떳하게 일하자
나중에 이런 걸 해보고 싶다. 있다면?
취미가 그림 그리는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오래 그렸어요. 지금은 핑계일 수도 있는데, 맨날 앉아서 일하다 보니까 그림을 못 그리겠는 거예요. 목이 너무 아파서. 여유가 된다면 그림을 그리고 싶고. 그리고 예전에 사진을 배워서 상도 타도 그랬어요. 대학생 때. 방송국 소개되고 했는데 사진도 다시 찍고 싶어요. 비주얼적인 창작을 더 해보고 싶어요. 여유가 된다면. 그게 조금 아쉬워요. 지금은 그게 우선순위가 아니어서 안 하는 것도 있어요. 하고는 싶은데 마음의 짐이죠 (언제 우선순위가 될까요?) 내년이 되면 좋겠어요. 모르겠어요 사실은. 지금 아니면 못할 거 같긴 한데. 언젠가 하고 싶다는 마음의 부채가 커요.
손으로 기록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습관이 들면 가장 좋은데. 조금씩 기록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기분이 좋아서 기록하는 것보다 (기록에) 필요를 두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저는 글을 써야 할 때 기록을 하잖아요. 글 쓸 때 도움이 되니까 그 필요에 의해 기록을 하잖아요. 써야 할 이유를 본인이 하나씩 만들어보세요. 기분 좋거나 압박감에 쓰면 오래 못 써요. 내가 용도를 확실히 정해놓고 쓰면 좋아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스스로한테 인지 시켜야 돼요. 그래야 꾸준히 쓸 수 있어요. 그걸 안 하면 일기처럼 돼요. 일기가 기분 좋을 때, 남기고 싶을 때만 쓰잖아요. 아니면 같이 쓰는 커뮤니티 같은 것도 좋아요 다만 본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필요성이 전제가 돼야 해요. 운동도 똑같아요. 매일 운동하면 기분 좋은 거 아니까 매일 나가잖아요. 그런 거랑 똑같아요. 이걸 써서 일일 생산성이 높아지고 도움이 되니까 쓰는 거잖아요. 저는 그런 게 항상 일 순위인 거 같아요. 도움이 되고. 이게 취미가 아니라 필요에 비중을 두면 더 잘 쓰고 많이 쓰게 된다.
써야 할 이유를 본인이 하나씩 만들어보세요.
바인더는 앞으로 어떻게 쓸 거 같아요?
바인더는 큰 그림을 보기 위해 쓸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마이크로 한 관점에 하루를 살았거든요. 예전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 모토였는데, 전체를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일을 하다 보면 그게 계속 루틴이 되잖아요. 한 달이 반복되고, 일 년이 반복되는데 하루치만 보니까 허무하게 느끼더라고요. 한 해를 정산할 때 하루치만 보면 잘 몰라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용도로 쓰면 좋을 거 같아요. 하루가 중요한데, 하루가 쌓여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쌓여 1년이 되고. 이정표처럼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거 같아요. (2020.01)
인터뷰이 : 김태현 (@taeher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