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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Feb 15. 2022

소설을 읽고, 여전히 20대로 돌아가기 싫었다.

지난 주에는 최은영 소설가의  장편 소설 <밝은 > 읽었다.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읽었으면 좋았겠지만, 소설울 너무 읽지 않아 억지로 읽을  밖에 없는 독서모임에 참여해 이미 배부른데 남은 밥그릇을  비워야하는 것처럼 꾸역꾸역 읽었다.
 
 최은영 소설가의 소설은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로 읽은  <쇼코의 미소>였다. 쇼코의 미소는 여러 단편 소설 중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동시에 표제작이었다. 주변에서 읽은 사람들을 보면 너무 우울해서 싫다는 본인 스타일이랑  맞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소설이 별로였다는 사람들은  봤을 정도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탓에 최은영 소설가가 처음부터 유명한 작가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책이 나오기  그녀는 충북 음성에 있는 극동대학교에서 한국어강사를 했다. 그리고 일주일  이틀은 과외를 하고, 학교 신문사 기자도 하고, 모교인 고려대학교 이공대 글쓰기 센터에서 글쓰기 튜터도 했다. 글쓰기는 돈이  된다. 그래서 방금까지 나열한 일들은 그녀가  년동안  해온 것이 아니라 동시에  번에 하던 일이다.
 
  <쇼코의 미소> 나올 무렵에는 안양에 있는 고등학교  군데에서 방과후 교사까지 했다. 글이 밥이 되지 못하는데도  소설이 나오기  글쓰기를 업으로 했던 까닭은 글을 쓰지 않으면 바람을 피는  같다고 했다. 돈이 되는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 ‘,   시간인데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네라며 안타까워하며 좀처럼 순간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가  책을 내고 전업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쇼코의 미소>에서 영화감독을 꿈꾸던 소유를 닮았다고 느꼈다. 동시에 흐린하늘처럼 우울했던 나의 20대와도 닮았다. 이게  나만의 이야기일까. 그때는 그렇게 느꼈지만 서른을 넘은 나이까지 살아보니  이야기는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
 
  <데미안>에서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보듯, <쇼코의 미소>에서는 소유가 쇼코를 본다.   책의 공통점은 데미안의 이야기도 쇼코의 이야기도 아니었다. 본인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쇼코의 미소> 읽는 내내 이것은 마치 소유를 보는  이야기와도 같았다.
 
 종종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20대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곤하는데, 나는 그럴 때마다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때는 대부분의 시간이 마치 외출을   우산을 깜빡했는데  비가 내릴  같고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흠뻑 젖을까봐 걱정하는 마음이었다고 할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시간들을 걱정해도 너무 걱정했다.
 
 최은영 소설가는 <쇼코의 미소> 통해 말한다.
 
 "자기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쪽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가 되고 싶다. 길에서  또한 두려움 없이, 온전한  자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만약 나와 같은 20대를 보낸 사람들을 만난다면 미래에 도움이 되는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충고 대신 현재 본인을 돌아볼 수 있는  <쇼코의 미소>   선물하고 싶다.


충고는 누구나 해줄 수 있지만, 나를 부지런히 돌아보는 일은 나 밖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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