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용마 Sep 21. 2022

좋아하는 건 누구나 가지고 있어요

지난 토요일 3개월간 진행했던 독서모임이 끝났다. 질문과 강점을 통해 나의 길을 발견하는 독서모임이었다. 마지막 시간이니만큼 온라인(게더 타운)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서 모임을 가졌는데 역시 모임은 만나서 얼굴을 맞대며 이야기 나누는 게 훨씬 좋더라.


네 번의 모임을 통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질문을 하게 해 주고, 강점을 통해 스스로 몰랐던 장점을 끄집어내는 시간이었다. 강점은 스스로 몰랐던 경우보다 한 번쯤은 어디선가 들었지만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게 제 강점인 줄 몰랐어요. 누구나 이 정도는 당연히 하는 줄 알았거든요.”


자기 인식은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둘의 괴리가 작을수록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이다. 방송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김영하 작가가 말하기를 MBTI 검사는 내가 보는 나에 불과하다. 나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아는 사람’이 MBTI 검사를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즉 상대가 나를 떠올리며 검사를 하는 것이다.


스스로 내향적이라고 생각할지라도, 외향성을 발휘해야 하는 (예를 들면 리더 역할을 하거나 발표를 하는 등의) 환경에서 나를 지켜본 상대는 외향적인 사람으로 인식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나는 내향적인 사람인가. 외향적인 사람인가.


‘내가 보는 나’가 크면 시야가 좁고 과대평가하기 쉽다. 반대로 ‘남이 보는 나’가 크면 상대의 의견이 중요하기에 스스로를 과소평가한다. 내향적이기만 한 사람도 없고 외향적이기만 한 사람도 없다. 주로 외향적이고 주로 내향적일 뿐 어떤 성격이든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좋아하는 건 누구나 가지고 있어요. 본인은 좋아하는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없는 게 아니라 아직 못 찾은 거예요. 그들은 보통 누구나 인정할만한 것만을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해요. 나만 좋아해도 그 자체가 이미 좋아하는 건데 말이죠."


타인의 평가에만 귀 기울이는 즉, 남이 보는 나에 의존하는 사람일수록 좋아하는 게 없다. 주말에 집 앞 성북천을 걸으며 바이브컴퍼니 송길영 부사장이 출연한 유튜브를 보다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에 크게 공감했다. 당장 주변만 보더라도 다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내가 보기엔 다 가지고 있는데.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사람도 구조하기 어렵지만 이들보다 더 어려운 사람은 마음속에 자기만의 방이 없는 사람이다. 그들은 좀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한다. 누군가에게는 힐링이 되는 그 시간이 그들에게는 외롭고 두려운 시간에 불과하다.


여전히 좋아하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좋아하는 게 없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있지 않을 확률이 높다. 보석이 될만한 원석을 찾아주는 건 타인도 가능하지만, 원석을 보석으로 바꾸는 건 오직 본인만 가능하다. 그러니 스스로를 두려워하지 말라. 좋아하는 건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


어느 길에 가도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어느 길을 가도 정답일 수 있습니다. 채점은 우리 자신이 하는 것이니까요. 지금의 자신이 열심히 살고 있다고 스스로 칭찬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답이 어디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책 <짜릿하고 따뜻하게> 중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스페이스 바를 찾아야할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