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2급 자격증 도전기

ep4 / 줄넘기의 끝없는 매력

by BAOBAB

오후에는 긴 줄넘기 수업이 진행됐다. 바닥에는 밧줄로 된 긴 줄 두 개가 준비되어 있었다. 평소에는 손잡이가 있는 줄을 쓰거나 밧줄을 쓰더라도 10미터 또는 8미터 정도 되는 엄청 긴 줄넘기를 사용했었는데, 바닥에 있는 줄은 혼자 하기엔 길고, 여럿이 하기엔 짧아 보이는 줄넘기였다. 3급 때 썼던 3.6미터 줄 (8자 줄넘기할 때 사용했었다.)보다는 조금 길어 보이는 줄넘기는 4.2미터 줄로 더블 더치를 할 때 사용한다고 했다. '더블 더치?'라고 생각만 한 것 같은데 우리 머리 위에 말풍선이 있었나? 강사님께서 "하하하, 처음 들어보시죠?"라고 하시며 시범을 보여주시는데 '하하 하하, 저게 뭐람 이건 또 무슨 역경인가.'싶었다.

설명을 듣고 시범을 본 후 강사 선생님들이 돌리는 줄 안으로 들어가는 것부터 연습을 했다. 들어가는 박자는 내가 서있는 기준 바깥에 있는 줄이 땅을 칠 때 들어가면 되고, 들어가기 전에 서있을 때는 돌리는 사람 옆에 가까이 서서 대기하다가 줄 안으로 뛰어들어가 양발모아로 1도약을 뛰면 성공이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한 번에 성공하는 기적은 없었다. 줄이 하나 있을 때나 두 개 있을 때나 들어가는 방법은 똑같은데 하나에서 두 개가 됐다고 어찌나 무섭던지, 줄이 꼭 나한테 달려드는 것 같고 절대로 못 들어갈 것 같이 생겼었다. 지금은 안에 들어가서 2중도 뛰고, 물구나무도 서고 다양한 기술들을 아이들과 연습하고 있지만 처음에 배울 땐 제대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줄 앞에서 몇 번을 겁먹었는지 셀 수도 없다. 어떻게 운이 좋아 들어가도 제대로 뛰어 보지도 못하고 걸리기만 했고, 머리로는 1도약을 생각하고 들어가서 몸으로는 2도약을 뛰고 있으니 어찌나 답답한지,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 더 오기가 생기기도 했다. 한참을 들어가는 걸 연습하고, 기껏 들어갔더니 이젠 나오는 게 문제였다. 홀수에 넘으면서 나가라는데 당최 내가 뛰면서 숫자를 아무리 외치고 있어도 도저히 나갈 수 없지 않은가? 나가려고 하면 줄이 오고, 나가려고 하면 줄이 오니 무슨 큰 덫 안에 갇혀버린 짐승 같았다. "아니!", "아니!!!" 만 연신 외치며 나가려고 용써봐도 강사 선생님이 말씀하신 박자에 나가는 건 왜 그리 어려운지 몇 번의 시도를 해야, 몇 번의 기합을 넣어야 나갈 수 있었다. 그래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딱 맞았다. 몇 번 반복하고, 몇 번 줄에 맞고 나니 제법 부드럽게 들어가고 나가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만 하면 끝일 줄 알았는데, 이젠 줄을 돌려야 한다고 한다. 과연, 내가 줄은 잘 돌릴 수 있을지? 난 나를 믿지 못하니 큰 기대 없이 돌리는 수업으로 넘어갔다.

한참을 뛰고 와서 돌리기 수업을 하니 제법 쉬는 시간 같고 편한 거 같아서 약간은 신났었다. 하지만 그 신남은 얼마 가지 못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줄 돌리기가 너무 어려웠고, 뛸 때는 다리만 아팠지... 이건 계속 돌리고 있으니 팔이 떨어져 나갈 것 같다. '나 좀 돌리는데?' 싶어서 강사님을 부르면 "손 더 안으로 모아서 돌려야 해요."라던가, "줄 모양이 삐뚤어요."라는 얘기를 듣고, 잘 돌렸다 싶어서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박자도 안 맞고, 줄도 제대로 못 돌리고, 줄 모양도 이상해져서 뛰는 사람 머리에 맞거나 다리에 걸리는 게 아닌가? 진짜 차라리 뛰는 게 낫지 돌리는 건 너무 어려웠다. 보통 줄을 돌리는 사람은 줄넘기를 잘 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수업이었다. 내가 잘 못 돌리니 안에서 뛰는 사람이 아무리 잘 하는 사람이어도 진행할 수 없고, 줄을 잘 돌리는 사람이 돌리면 아무리 못 뛰는 사람이어도 진행이 된다. 돌리는 사람의 중요성을 한 번 더 느끼는 수업이었다.

긴 줄넘기 수업까지 마무리 후 잠깐의 연습 시간을 갖은 뒤 2급 심사가 시작됐다. 오후에 진행한 수업에서 너무 열정적으로 뛴 건지 기본 스텝을 뛸 때부터 다리가 천근만근이었지만, 잘 안되던 기술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술들과 스텝들을 성공했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지도자 2급 자격증을 가지고 나왔다. 힘든 만큼 뿌듯한 시간이었고, 어려웠던 만큼 자격증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졌고, 노력한 만큼 성취감도 컸던 시험이었다.

지도자 2급 자격증을 취득한 뒤 출근해서도 여전히 나는 줄넘기에 빠져있었고, 일주일에 한번 평일에 하는 줄넘기 시간에 아이들과 기술을 연습하기도 했었다. 그 모습을 본 관장님께서 "토요일에 줄넘기 수업해 볼래?"라고 하셨는데, 과연 앞으로 난 줄넘기와 또 어떤 시간을 갖게 될까?

< 긴 줄넘기 알아보기 >


[ 단체 함께 뛰기 ]
-> 8m 이상의 긴 줄넘기 안에서 10명이 동시에 줄넘기를 넘는 줄넘기로 경기 종목에도 포함되어 있다. 2분간 뛰는 개수를 측정하는 간단한 경기 방식으로 가장 처음 배우는 긴 줄넘기 종목이다.

[ 뛰어들어 함께 뛰기 ]
-> 규칙은 단체 함께 뛰기와 비슷하나, 밖에서 기다리다가 한 명씩 돌아가는 줄에 들어가 모든 인원이 다 들어갔을 때부터 개수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 8자 마라톤 ]
-> 3.6m 이상의 줄을 사용하고, 돌아가는 줄에 한 명이 들어가서 줄을 한번 넘으면서 밖으로 나가면 바로 뒤에 있던 사람이 따라서 뛰어들어가고 나가고를 반복한다. 왼쪽에서 다 나가면 오른쪽에서 다시 출발하는데 그 모습을 위에서 보면 8자 모양을 눕혀놓은 것과 같아서 8자 마라톤이라고 부른다.

[ 더블 더치 ]
-> 긴 줄넘기 두 개를 두 명의 사람이 한쪽씩 나눠잡고 양 팔을 번갈아가며 안쪽으로 돌려 줄을 돌리고, 사람이 가운데로 뛰어 들어가 줄을 넘는다. 단, 긴 줄넘기를 하나 넘을 때는 2도약으로 뛰지만 더블 더치는 줄 2개를 넘어야 하므로 안에서 뛰는 사람은 1도약으로 뛰어야 한다. 돌리는 사람은 가운데 들어가 뛰는 사람이 넘기 편하도록 최대한 줄을 안쪽으로 잘 돌려주고, 줄 모양이 원에서 삐뚤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 들어갈 때는 서있는 기준 바깥 줄로 들어가고, 나올 때는 홀수 박자에는 들어간 방향에서 대각선으로 줄을 넘으면서 나가고, 짝수 박자에는 들어간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줄을 넘으면서 나간다. 단, 나갈 때는 옆으로 나가는 게 아닌 앞으로 (돌리는 사람 옆) 나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돌아가는 줄에 걸려 넘어지거나 줄이 목에 걸려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작은 설명 ]
-> 줄을 돌리는 사람 : ( 터너 ) / 줄을 넘는 사람 : ( 점퍼 )


-> 지도자 자격증은 3급, 2급, 1급이 있고, 아이들이 취득할 수 있는 주니어 자격증은 3급, 2급, 1급, 마스터가 있다.


-> 긴 줄넘기 터너는 줄넘기를 잘 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 이유는 처음 줄넘기를 배우는 사람이 긴 줄 안으로 들어오더라도 그 사람의 뛰는 박자를 보고 긴 줄을 맞춰 돌려줄 수 있는 능력이 되기 때문이다. 긴 줄넘기는 뛰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돌리는 사람의 역할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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