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스포츠단-줄넘기
내 걱정과 함께 토요반이 인원이 늘고있다.
토요반을 시작하고 나서도 꽤 오랜 시간 인원이 늘지 않았었다. 도란도란 4명의 아이들과 매일 아침 땀 흘리며 운동하고, 끝나고 나면 간식(말이 간식이지 파티 수준이었다.)을 먹고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며 수업을 유지했다. 버는 돈보다 간식비가 더 나가는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땀을 실컷 흘리고 먹는 간식의 맛을 알아버린 나와 아이들은 간식 시간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운동 후 먹는 간식을 애들한테 얘기를 하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고 실행에 옮기기도 해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그렇게 애들한테 줄넘기하자고 얘기하는 내 모습이 안쓰러웠던 걸까 같이 수업하는 애들도 거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는데 엄청 재밌어!!", "끝나면 간식 먹는데 정말 맛있어!!", "이런 것도 배울 수 있어!!" 저마다 한마디씩 보태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뭐, 그래도 늘지 않는 현실에 우리끼리 모여서 간식 먹으면서 웃어넘기기도 참 많이 했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토요반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난 드디어 다들 줄넘기에 관심이 생겼구나 하는 마음에 신났었는데, 상담을 하며 수업을 듣고자 하는 친구의 말 한마디에 괜스레 자랑스러움이 피어났다. 그 친구는 "저도 00 이처럼 줄넘기하고 싶어요!" 그랬다, 00이가 토요반에서 배운 줄넘기 기술들을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보여줬던 게 홍보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한참 줄넘기에 빠져서 놀이터, 학교 운동장, 주차장 등등 줄넘기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하고 있던 아이, 덕분에 성장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내가 1달을 걸려 성공하면 일주일 만에 성공해오던 아이가 그 어떤 말이나 유혹보다 확실하게 줄넘기를 보여 주고 있었다. 가끔은 내가 우는소리로 "이렇게 빨리 성공하면 내가 또 연습해야 하잖아..."라고 얘기하면 그저 웃으며 성공한 기술을 보여줬던 아이, 그렇게 어디서나 연습하고 어디서나 줄넘기를 들고 다니며 하더니 이렇게 그 아이처럼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아이들이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수업도 늘어났다. 그동안은 인원이 적어서 개인 줄넘기나 2인 줄넘기 정도만 했었다면 이제는 긴 줄넘기 수업도 할 수 있게 되었고, 개인 줄넘기를 들고 하는 단체 줄넘기도 할 수 있게 됐다. 학원 평일 수업 때는 못 하는 수업들이 계속 생겨나면서 아이들의 줄넘기 흥미는 계속 높아졌고, 나도 내가 배우기만 했던 다른 줄넘기들을 아이들과 다시 한번 되짚어보면서 할 수 있게 됐다.
완성도가 높은 수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웃으며 재밌게 해주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혼자 영상 보며 준비하는 수업이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욱 완성도가 높고 정확한 수업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아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물어볼 곳도 없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여전히 없다. 같이 고민을 하는 아이들은 있지만 지도자는 없는 상황에 지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지 모른다. 그래도 우선은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이 있기에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찾고 또 찾았다. 앞으로 또 얼마나 더 많은 아이들이 배우고 싶다고 할지 기대도 되지만 지금 이렇게 배우는 친구들이 여기에서 배움의 욕구가 다 채워지지 못해 다른 곳으로 떠나지는 않을지 걱정도 되는 지도자로서 첫 고민에 빠진 시기였다.
솔직히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더 많은 아이들이 배우러 오고 있고, 더 많은 경험을 아이들에게 시켜주고 있지만 잘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더 좋은 강사와 환경이 갖춰진다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데려가서 내가 가르치고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전자는 내 능력이 여기까지라는 한계를 눈앞에 직면할 때마다, 후자는 그저 강사로서의 욕심인 것 같다. 아직도 배워야 하는 게 산더미이고, 알아야 하는 게 점점 늘어가고 있다. 가끔은 지치고, 힘들어 다 그만두고 싶다가도 학원 문을 열고 웃으며 들어오는 아이들의 얼굴이 눈에 밟혀 그만두지 못한다.
나의 힘듦이 아이들에게는 전해지지 않길, 아이들의 웃음이 부상으로 인한 눈물이 되지 않길 바란다.
[공연 소개]
-> 보통 공연은 10분 내외로 진행하고 있고, 개인 줄넘기(기본 스텝 or 음악줄넘기)를 다 같이 보여주고, 2인 줄넘기나 개인 기술(프리스타일)을 선보이는 파트가 있고, 긴 줄넘기(단체 줄, 더블 더치)를 선보이는 파트가 있다. 그리고 공연 마무리에는 다 같이 개인 줄넘기(기본 스텝 or 음악줄넘기)를 보여주며 마무리가 된다.
-> 공연 시 다른 시범 공연처럼 입장 퇴장도 엄청 신경 쓰고, 음향을 많이 체크한다. 아무래도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음악 박자에 맞춰 뛰어야 하다 보니 음악 소리가 작으면 꽤나 고생을 해야 한다. 공연할 때는 상황에 따라 PVC 줄넘기나 구슬 줄넘기를 교대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