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 #6
난 사람으로 태어난 게 저주라고 느껴졌어.
더군다나 이런 평범하고 보통인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면 아무 관계도 맺지않고 살거나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던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말야.
외롭지 않다면 좋을텐데.
내 몸뚱이 하나만으로 충분히 따뜻하다면 좋을텐데
왜 온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
몸 속엔 뜨거운 피가 흐르고
뇌 속엔 간절한 기도가 존재하는 매일
밤마다 잠들고 매일 아침마다 깨어나야 하잖아
그럴 때마다 외롭지 않다면 좋을텐데.
사람인 이유로 당연하게 혼자여야만 하는 때마다
나는 내 몸이 차가워서 시리게 울었어
내게도 충분한 온기가 내 속에 있는데
나누고 싶은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내가 바보같아서 이불을 둘둘 감고 흔적없이 울었어
아무도 모르게.
세상에서 외로운 건 나 뿐인것 같은 날들마다
나는 내가 사람인 걸 잊지 않으려고 스스로 어루만졌어. 지독하게 차가워도 절대 얼어버리지 않도록.
사람은 누구나 그렇다고, 모두가 외롭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아무도 혼자일 필요는 없는거잖아.
사람을 안는다는 건 말야, 그런거야
아무리 괴로워도 힘겹게 온기를 지켜온 사람을 안는거야. 아무리 외로워도 견디며 누군가를 기다려왔던 사람을. 사람을 안는다는 건 그런거야.
너를 안는 건 그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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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