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 #5
스피카라고 알아?
처녀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 이름이야.
스피카는 사실 두 개의 별인데
너무 가까이 붙어있어서 하나로 보이는 거래.
수많은 별들 사이에서 두 개의 별이
그 어떤 별들보다 둘이 가까이 붙어서
가장 반짝이는 빛을 내는거야.
두 개의 별이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는 거지.
우주엔 정말 수많은 별이 있잖아,
사실은 셀 수 없이 수많은 빛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을텐데
사람이 볼 수 있는건 정말 너무 일부분뿐이야.
그래도, 저거 봐, 또 잠깐 반짝였어.
스피카 같이 밝고 밝은 별도 있지만
작고 흐린 저마다의 별들도 반짝일 때가 있어.
너와 함께 한 시간
너와 나눈 이야기
너와 했던 모든 것
지금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여전히 저기에서 빛나고 있을거야
우리 함께한 지난 시간들을 다 기억하진 못하겠지만
때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까만 하늘이겠지만
분명 그대로 어딘가에는 남아 있을거라고 믿어.
꺼지지 않는 별처럼
사라지지 마,
지구가 돌고 돌아
해가 뜨고 날이 밝아서
잠시 숨어야 하더라도
거기서 그대로 있어줘.
다시 빛날 수 있게
너와 하고 싶은 것들
네게 하는 약속
함께 하고 싶은 미래
그런 건 아직 빛나지 않지만
별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잊어버리지 말고
계속 별들의 흔적을 이어나가다 보면
언젠가 우리만 아는 별의 자리가 생기지 않을까
그때는 우리만의 이름을 붙여주자.
스피카 주위를 둘러싼 별들이 별자리가 되서
우주를 가로질러 별똥별의 길이 되는 것처럼
그렇게 같이 살자.
두 개의 작은 별이 하나의 커다란 빛이 되서
서로의 곁에 머무는 것처럼
쭉 그렇게.
반짝이지 않을 때까지
마치 우주의 종말까지 영원히 빛날 것처럼
변하지 않을 것처럼
그렇게 함께 해줄래.
_
/봉현
*노래/ Plastic Tree- スピカ(스피카)
*사진/ 심건(Jan) instagram@jan.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