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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을가다 May 31. 2018

파리에서의 마지막 하루

에펠탑, 샹젤리제 거리, 몽마르트 언덕, 루브르 미술관 

2014년 7월 13일

오늘은 왜 이리 피곤한 걸까!? 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제 런던에서 넘어오는 여정이 힘들었던 것인지 숙소 도착을 늦게 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오늘 비도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오늘 처음으로 향하는 그곳은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던 음이 먼저 떠오른다. "오~샹젤리제" 굉장히 넓은 도로와 기다란 거리 저기 내 앞에 보이는 것이 개선문인데 비란 장애물이 나를 괴롭히지만 비 오는 가로수길의 매력 속으로 걸어보기로 하였다. 눈부신 햇살이 숨었고 옷이 점점 젖어가고 있었지만 도시의 건물들은 비에 젖어들었고 곳곳이 짙은 명암의 톤으로 드리워진다. 그래도 빗소리는 듣기 좋았고 개선문을 중심으로 줄줄이 이어진 건물들의 조화와 통일성은 보기 좋았다. 이쁜 거리와 낭만적인 사람들만이 살 거 같은 파리 난 그저 혼자만의 파리를 보고 싶을 뿐이다. 

샹제리제 거리와 주변의 풍경들

한국에서 이야기 들었던 몽마르트 언덕은 예술인들이 이곳을 찾아와 여기 머물면서 그냥 생활을 하면서 지낸다고 한다. 어떤 영감을 받아서 작품을 만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진짜인지 거짓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과연 여기에 가면 무엇이 있을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었지만 난 조금이라도 좀 더 여기에서 머물고 싶었다. 너무 기대를 하였던 것일까! 몽마르트 언덕으로 오르는 곳엔 기념품 샵들이 즐비하였다. 또 한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하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 있을거 같지만 그게 특정인이나 장소이든 말이다. 그것을 느끼고 받아들이기엔 난 아무것도 할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그저 하나의 관광객일 뿐이었다. 조용한 거리에서 그림을 그려주는 화가는 보지 못했지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그림 그려주는 화가들이 즐비한 광장은 있었다. 몽마르트 언덕 위 샤크레쾨르 대성당을 구경하였는데 스케일이 웅장하다. 성당에서는 주말 미사중이었고 경건한 울림이 들렸다. 밖의 날씨는 잔뜩 먹구름 낀 어느 날이지만 말이다. 

몽마르트 언덕과 샤크레쾨르 대성당

콩코드 광장(흐린 날)

콩코드 광장에서의 산책  


루브르 박물관은....

                                  

   사진 속 명화처럼 프랑스의 혁명과 자유 그리고 역사적 인물들의 초상화와 세기의 미녀 모나리자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비록 모든 전시는 다 볼 수는 없었고 관련지식도 부족하였지만 그들이 보존하고 지켜온 문화와 역사가 여기에 모여 있다는 것은 사실이고 알 수 있는 것이었다.   


120년 전에 파리 시내 한복판에 거대한 철근 덩어리가 지어진다는 소식에 아주 흉물스러운 건축물이 될 거란 예상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에펠탑은 시대를 앞서간 최고의 예술품이 되었다. 처음 에펠탑에 올라 내려다보는 파리 시내 시원하게 탁 트인 전망과 하늘 그리고 촘촘히 붙어있는 집들과 유명한 건축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전경의 모습은 한편의 건축설계도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나에게 관심이 집중되던 것은 여기 프랑스인들은 앞마당 혹은 뒷마당이 갖춰진 사생활이 보장되는 개인주택이 중산층이 사는 집이라고 한다. 언덕 위의 달동네 집들 그곳이 여기서의 부촌이 있는 곳이다. 비록 우리와 문화의 차이와 관점은 다르겠지만 자본주의 세상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소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여기 파리에서 다시 한번 새삼 느낀다. 하우스푸어(개인적으로 집이 없지만)의 삶이지만 어떠한 주거 형태이든 나의 영혼의 안식처와 가족이 있는 집이 소중하다는 것을 몸소 뼈저리게 배우게 되었다.

에펠탑에서 바라 본 파리 시내의 모습들

세느강을 중심으로 이어진 밤의 불빛들 유럽의 3대 야경 중의 하나라고 하는 이곳엔 에펠탑의 화려한 야경과 형형색색 빛나는 건물들로 인해서 낭만과 상상력이 넘쳐나는 곳이다. 오늘 그러나 이것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들은 역시 사람 사는 곳의 사람 냄새(향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세느강 유람선 위의 수많은 중국 관광객들 무리 지어서 사진을 찍는 떼샷을 보고 있으니 입이 떡 벌어졌다. 왜냐면 정말 수백 명은 되어 보이는 그들이 뭉쳐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프랑스 커플이 세느강에 빠져 구조되는 모습들. 아주 커다란 일이 날 뻔한 그날의 하루는 평범하고 소소한 저녁의 일상과 스쳐 지나는 기억 속에서 느끼고 배우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하루였다. 

  

해질무렵의 세느강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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