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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봉이 Oct 05. 2024

이맘때

놀이터에 왁자지껄 놀던 아이들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고


도로를 달리는 차들도

하나 둘 불을 켜고


시골마을 산어스름 사이로
육십 촉 전구가 켜지며 전기밥솥이 김을 토하고


도시의 유흥가에는
차가운 엘이디사인이 하나 둘 켜지고


햇빛아래 투명하게 빛나던 나뭇잎에도

으스름 황혼이 내리는 하루 중 이맘때


약속처럼 굴뚝연기가 피어오르고

고소한 밥내음이 온 동네를 휘감던 그때는


오늘은 어느 소치는 아이가

소를 잃고 울며 산속을 헤맬까


온 동네 어른들이 호야불 손전등 켜 들고

산이 떠나가라 아이를 부르며 온 산을 밝히고


누구네 논에 막 심은 벼를 배 터지게 먹은 소

어느 메똥에 기대어 편안한 잠을 되새기는 이맘때


#제목이있는글 #제목글 #이맘때 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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