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가 대부분 그러하듯 캄보디아도 농사짓기에 좋은 기후와 환경을 갖고 있다.
바나나, 코코넛, 망고 나무가 천지에 널렸고, 쌀농사도 2 모작 3 모작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캄보디아 사람들이 잘 못 산다 생각한다.
사실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자급자족 하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평생을 자연에서 나오는 것을 먹고 자랐기 때문에
캄보디아 사람들에게는 쓰레기라는 개념이 별로 없다.
자연에서 나온 것을 다시 자연에 두면 그냥 자연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캄보디아 사람들은 대부분 길가에 쓰레기를 버린다.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라 믿으면서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캄보디아 길거리에는 버려진 비닐봉지가 넘쳐난다.
비닐봉지는 얇고 잘 찢어지니 더 빨리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런데 얇고 연약해 보이는 녀석이 참 오랫동안 자연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그대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시골 마을에 가면 비닐봉지의 위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알록달록한 비닐봉지가 산길 가장자리를 따라 죽 널려 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이다.
캄보디아를 여행하던 한 외국인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고심하다가 좋은 방안을 하나 만들었다.
길거리에 널린 비닐봉지를 주워서 깨끗하게 씻고, 항균 처리를 한 후에 말려서, 적당한 크길 잘라 노끈을 만들 듯 줄로 길게 잇는다.
비닐봉지 줄을 꼬아서 가방도 만들고, 노트북 케이스도 만들고, 지갑도 만들고, 연필꽂이도 만들고..
아주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한다.
캄보디아에 있는 사람들이 직접 비닐을 줍는 것부터 만드는 것까지 한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지역에 일자리까지 만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재활용을 하면 리사이클링 위한 처리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과 에너지가 더 큰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형태를 변형하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하면 리사이클링을 위해 필요한 추가 에너지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 이것이 또 다른 장점이다.
비닐봉지는 1KG을 주워오면 $1을 준다.
그리고 비닐로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한 달에 약 $70~$80 정도를 받는다.
직접 만드는 곳을 가 보니 아주 작은 방에서 4~5명이 그걸 다 만들고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유럽, 미국으로 소량 판매되는데
아주 비싼 가격에 팔린다고 한다.
스토리가 있고, 대량으로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많이 팔린다고 한다.
나도 노트북 가방이 하나 있다.
비닐을 처리할 때 향기가 나도록 해서 향도 참 좋다.
그리고 비닐로 만들어졌어도 끈이 두꺼워 튼튼하고 노트북도 잘 보호된다.
캄보디아에 오면 funkyjunk 제품을 하나 사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