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씸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들을 때
제주도 사투리가 나온다.
꼭 할머니 목소리로
~했씬디
~해수깡?
~마씸?
한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여긴 제주도 이니까
그런데
와.
직장을 다니니
동료들도 그런 말을 사용한다.
마씸, 기이~~?, ~핸, ~할크라
라디오에서 제주도 사투리를 들을 땐
마음이 편했다.
몇몇의 할머니들만 그런 심한 사투리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제주의 홍보를 위해
라디오에서 사투리를
자주 들려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주도 사투리는
제주도 홍보가 아니라
현실이었다.
처음에는 제주도 사투리를
자주 듣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비가 됐다.
그만큼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을
계속 듣는 것은 편하지 않았다.
이질감, 이방인의 감정을 느꼈다.
사람들은 나와 대화를 할 땐
표준어를 사용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땐
사투리를 사용한다.
오,
저 사람도 저런
제주사투리를 쓰네?
나랑 대화할 때만
사용하지 않는 거였구나.
가끔 모르는 단어도 많다.
직장 상사의 가족이 돌아가셨는데
계속 '일포' '일포'하는 것이다.
혼자 소리 없이
초록네모에 검색을 하였다.
일포는 발인이었다.
며칠이 지나서
사실... 일포를 검색해 봤다고
동료에게 말했다.
듣고 있던 동료는 소리를 내며
크게 웃었다.
뭐 사실 나도 그 상황이 웃겼다.
그 동료는 주변 동료들에게도
일포를 검색한 사실을 바쁘게 알렸다.
일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막 입에서 제주 사투리가
나오려고 한다.
제주도 사투리는
참 사랑스럽다.
역시 제주는 사투리도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