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기 감상 시
드라마 도깨비를 다시 보기 하다가
인간에게는 4번의 생이 있다고.
씨 뿌리는 생
뿌린 씨에 물을 주는 생
물 준 씨를 수확하는 생
수확한 것들을 쓰는 생
나는 어디쯤일까 가만히 생각하다가
나는 뿌린 씨에 물을 주는 생이구나.
호수에서 물을 길어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투척하다가
문득 서서 멍한 날을 보내는 나는,
나를 비추는 호수에게
묻는다. 뭐하고 사는 거냐고.
한참을 힘없이 가엾은 잔잔함 위에로
주름진 눈가가 비치다가
밑으로 늘어지다가
가벼운 손짓으로 흩어진다.
호수가,
내가, 아슬아슬하게 멍하니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