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찾아올 때의 처방법
살면서 불쑥 찾아오는 우울감 답답함 불안함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불청객 같다.
문제는 실체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당황스럽고 무력해진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같기에.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은 걸까?
나의 기준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가장 먼저 필요했던 것은
이 감정들이 지금 당장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빠르게 인정하는 일이었다.
'나는 자꾸 왜 그럴까?'가 아니라
'아.. 또 그 순간이 왔구나..'
하며 '어서 오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하다.
사람이라면 살아가면서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나를 흔드는 바람일 뿐이다.
부정하고 도망가려 할수록 끈질기게 달라붙어 나를 갉아먹으려 드는 것이 불안과 걱정이다.
누구나 잘 살고 싶어 하고 행복하고 싶고 더 나아지고 싶어 하기 때문에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걱정과 불안으로 검은 아우라를 내뿜고 있다면 그 자리에서 털고 일어나 움직여야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 자리에서 벗어나는 행동으로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하는 것이다.
그 순간에 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은 계속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것과 똑같다.
누워있었다면 일어나 앉고 장소를 바꿔 리프레쉬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생각을 잠시 일시 정지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아무 종이나 가져다가 식탁에 앉아서 그때의 감정을 적어 내려간다. 말이 안 돼도 상관없고 문장이 아니어도 된다.
'왜 그러지.. 힘들다.. 답답하다.. 죽을 것 같다...'
같은 당시의 느낌과 기분을 적는 것.
나를 힘들게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과 단어들을 내 글씨로 직접 글로 적어 눈에 보이는 실체로 만드는 것이다. 눈으로 직접 적어가며 마주하는 것.
아무렇게 적어 내려가는 그 의미 없는 글들이 머릿속에서 빠져나와 눈에 보이는 실질적인 무언가로 만드는 과정 그 자체가 흡사 쓰레기통에 필요 없는 무언가를 버리며 머리를 비우는 행동처럼 느껴진다.
그런 후에 노트에 글로 옮긴 나의 부정적 감정들을 한번 쭉~ 읽어보고 나면 오글거림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아.. 읽고 보니 별거 아니네..'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손으로 쫙쫙 찢어 쓰레기통에 처박고 나면 비워낸 느낌이 든다. 이런 방법은 나를 괴롭히는 어떤 무언가를 내가 찢어발기면서 응징하는 듯한 쾌감도 있다.
나를 갉아먹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끙끙 앓다 보면 나도 모르게 검은 기운이 묻어난다.
의도하지 않아도 말과 행동에 배어 나오고,
그 기운은 대부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향한다.
그렇게 흘러간 감정은 다시 배가 되어 돌아오고,
우리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싸움을 반복하게 된다.
이런 방법들이 한 번에 모든 불안을 없애주지는 않는다.
다만 반복할수록 불안의 강도는 조금씩 약해진다.
불안을 마주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그 감정에 덜 휘둘리게 되고 둔감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 스스로 어쩌지 못하는 우울감이나 공황에 가까운 증상들이 있다면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
스스로 어쩌지 못할 정도의 힘듦을 가지고 있다면
그 힘듦을 구조화시켜 주고 체계를 잡아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누군가의 도움은 꼭 필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나
자신을 지키며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혼자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내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잘못하고 있는 '나'는 없다.
단지 방법을 모르거나 잠시 길을 잃은 것 일뿐이다.
이제 나는 불안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기보다는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잡는 내가 되기를 믿어보려 한다.
불안은 없어져야 할 감정이 아니라
내가 다룰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불안을 다루는 방법들을 하나씩 경험하고 익혀가면서 나는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결국 이 과정은 불안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불안을 마주 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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