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 부페 식당의 진지함과 친절함
저염, 저당, 저열량, 건강식 부페를 찾아낸 것은 한 달 쯤 전이었다. 우리도 이제 건강식을 찾아 다녀야 할 때가 온 것인가. 그렇잖아도 남편은 살을 빼야 했고, 그러려면 초등학생 입맛도 바꿔야 했다. 나야 원래부터 담백한 음식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 부페를 가자고 하면 싫어할 줄 알았다. 그런데 남편도 무슨 자각을 했는지 흔쾌히 좋다고 했다.
그 뒤 한 달 동안 주말마다 바빠서 그 식당에 다시 가지 못했다. 남편은 수술 후 식탐도 많이 억제했고, 먹는 양 자체를 줄인 참이었다. 그래서인지 자주 배고프다고 했고, 그때 그 건강식 부페식당에 무척 다시 가고 싶어했다. 드디어, 오늘! 그 식당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찾아갔다.
문 앞에는 오늘의 메인 메뉴가 나와 있다. 치킨 뭐시기랑 소고기된장국이다. 인당 부페식 만 오천 원만 내면 메인 요리도 하나씩 고를 수 있다. 우린 둘이 각각 다른 걸 시키기로 하고선 들어갔다. 주방이 오픈되어 있어 깔끔하다. 안쪽에 셰프가 보인다. 들어가자마자 직원이 다가와서 메인 요리로 뭘 드실 거냐고 묻는다. 우린 준비한 대답을 한 뒤, 먼저 총각무조림, 고사리나물, 고구마무스, 대구살탕수, 콩나물무침, 두부계란부침과 소고기미역국을 퍼 담았다. 모든 음식이 정갈하고 깔끔하기 그지없다. 커다란 쟁반에 각각의 음식을 보기 좋게 담아 식탁에 놓은 뒤, 밥을 푸러 간다. 동그란 접시에 모든 음식을 섞어 담는 일반 부페 식당과 다르다. 여러 반찬을 담을 수 있게 옴폭옴폭 들어간 도자기 그릇이다. 밥은 잡곡밥과 보리밥이 준비되어 있다. 백김치와 양상추, 파프리카 등 샐러드류와 커피도 준비되어 있다. 어느새 식탁에는 직원이 서빙한 숭늉이 놓여 있다.
자리에 앉아서 먹기 시작하면 잠시 뒤 메인 메뉴가 나온다. 시중 된장국과는 다르다. 큼지막한 뚝배기에 각종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있다. 내게는 간도 딱 맞다. 짜지 않지만 그리 싱겁지도 않다. 남편이 시킨 치킨 머시기는 치킨에 반죽을 입혀 구워서 소스를 바른 것 같았다. 곁들여서 깻잎이랑 무쌈이 나왔다. 부드럽고 맛이 있었다. 직원은 우리보고 식사가 끝날 때쯤 알려달라고 한다. 겨울이라 붕어빵을 구워 드릴 거라면서.
남기지 않으려 조금씩 담은 밥과 반찬이지만, 다 먹을 때쯤이면 역시 배가 엄청 부르다. 하지만 후식을 먹어야 하겠다. 건강요거트에 몇 가지 토핑을 넣어 두 번이나 먹었다. 계절과일도 한 가지 있어 먹었다. 한과 같은 과자도 한 가지 있다. 그러고나면 준비된 녹차를 마신다. 식사를 다 했다고 하니 셰프가 나와서 붕어빵을 굽기 시작한다!
우린 좀 기다리다가 계산을 했다. 몇 분 더 기다려 방금 구워 종이컵에 담은 붕어빵을 받았다. 배가 불렀지만 바삭하고 달콤한 맛에 또 먹었다. 그 식당은 꼭 호텔식 같다. 음식의 종류는 적지만 충분하고, 음식의 맛이나 질이 뛰어나다. 분위기도 그렇거니와 직원들의 진지함과 친절도가 엄청 높다. 모든 손님을 VIP처럼 대한다. 호텔 조식 부페 부럽지 않다. 남편은 반했다면서 그 식당에 자주 가자고 한다.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