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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의궁전 Jan 17. 2024

[아들한컷] 귤 이야기

귤 에피소드

#아들한컷

어제 저녁밥을 먹고 사이좋게 앉아서 귤을 하나씩 까먹었다. 귤을 먹다 보니 괜히 또 장난치고 싶었던 난 아무렇지 않게 아들 몫의 귤 조각을 날름 가져가 먹어봤다. 그리고 뭐라고 하면 "아 엄마가 거노꺼 먹었어? 실수했네. 엄마 꺼 먹어~" 해야지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들은 자기 귤을 내가 먹는 걸 보더니 내 앞에 귤 조각을 똑같이 가져가 먹었다. '어쭈 제법이네?'

 이걸 보니 다시 장난기가 발동한 나. 내 몫의 귤 조각을 후다닥 먹어치우고는 아들이 내가 귤 먹은 걸 다 확인할 수 있게 잠깐 텀을 두고 아까처럼 아무렇지 않게 아들 앞에 귤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아드님이 단호하게 자기 몫의 귤을 사수했다.

'어디 가서 자기 꺼 뺏길 스타일은 아니구나' 하는 마음에 은근 또 안심되고 너무 귀여운 거다.

그래서 이번엔 마지막으로 아들이 귤이 하나밖에 없을 때를 기다렸다가 "아~엄마 귤 먹고 싶다~"라고 해봤다. 지금까지 아들의 성향으로 봐서 마지막 조각을 주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었어 기대도 하지 않고 물어봤더니 하나 남은 조각을 얼른 집어 들며 귤이 없단다. 마지막 장난기가 발동한 난 아들이 손에 꼭 쥐고 있는 귤 조각을 가리키며 다시 말했다.

"하나 남았잖아~"그러자 얼른 입으로 가져가 먹고는 "업더"라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귤 하나 가지고 에피소드 만들어준 아들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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