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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훈 Jan 26. 2020

너무 예쁜 건 안좋아.유머나 개성을 키울 수 없거든.

부족함은 성장의 힌트다.

상황이 잘 풀리지 않으면, 그것을 선택한 첫 번째 행동을 후회하곤 한다. 사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땐, 퇴사를 후회하는 식이다.'이렇게 선택하지 않았더라면'이라고 후회한 일도 알고 보면 그 패턴은 또 나오게 되어있고 타이밍이 언제 터지냐의 문제일 뿐 결국 그 선택을 하게 되어 있다. 행복의 여부가 에너지, 멘탈, 컨디션 관리와 능동적인 태도, 봉사하는 마음에서 나옴을 깨닫고 현재는 상황이 안 풀려서 마음이 꼬일 일도, 후회할 일도 잘 없다.


그래도 후회하는 것 한 가지만 꼽자면 고등학교 때 좀 더 열심히 공부했으면 어땠을까?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형편이 넉넉지 못한 집안의 이유를 어머니는 대학을 가지 못해, 대기업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8남매의 다섯째로 태어나 중학교까지만 했던 어머니에게 대학을 가고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와 이모, 삼촌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교육에 대한 한을 나와 동생에게 풀고 대리 만족하셨다. 고등학교 시험기간에는 내 뒤에서 새벽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래서 그랬을까. 공부가 너무 싫었다. 시험 성적을 행복의 잣대로 보는 어머니가 부담스러웠다. 어느 순간부터는 공부하는 척만 했다. 성적도 잘 안 나왔다. 급기야 시험 성적표 조작한 일도 있었다.


공부가 싫어서 수능을 치지 않으려고 수시로 지방대 기계공학과를 갔다. 직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선생님이 추천해줘서 갔던 것 같다. 그저 집을 탈출한다는 게 좋았다. 자취방을 얻은 첫날, 20살에 처음으로 자유를 누림과 동시에 외로움을 느꼈다. 수강신청부터 모든 것이 나의 선택이었고, 진지한 고민도 처음 해봤다. 자유에는 책임이 부여된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나의 책임은 성적이었고, 그래서 정말 진지하게 공부했다. 그 결과 과 1등도 해보고 전액 장학금도 탔다. 스스로 공부하고 성적도 잘 나오니 정말 재밌었고, 사는 맛이 났다. 그 덕분에 대기업에도 취직했고, 현재 모습의 나도 존재한다.


영화 어바웃 타임을 보면 처음 여주인공을 본 남주인공 엄마가 이런 말을 한다.

 "여자가 너무 예쁜 건 안 좋은 거야. 유머감각이나 개성을 키울 수 없거든."

창업 3년 차인 대표로서, 잘 나가는 대표들의 좋은 학벌과 전공이 부러울 때가 있었다. '내가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면 프로그램 개발로 고생하지 않았을 건데. 좀 더 쉽게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어쩌면, 내가 그들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위의 영화 속 말처럼 나만의 능력과 개성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닐까. 정말 중요한 것은 주어진 삶에 감사하고 개성을 갈고닦는 것 아닐까? 그러면 후회하는 날보다는 성장하는 날이 늘지 않을까?


그래도 고등학교 때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다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고민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은 한번씩 한다.


#매일시리즈 #아무리바빠도매일글쓰기 #아바매글 #글밥의매일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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