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병원에 처음 갔을 때 했던 말들이 요즘 자꾸 생각나요. 그때 말했던 것처럼 저는 결국 죽을까요. 우울증은 낫지 못한다고, 결국에는 죽는다고 제가 말했잖아요.
지금의 제가 싫은 건 아닌데 조금 피곤해요. 욕심이 나서 힘들어요. 채워지지 않을 결핍에 채울 수 없는 욕심이 더해졌어요. 가질 수 없는 것들에 가질 수 없을 것들도 더해졌어요. 그래서 매 순간 절망해요.
이 마음으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는 걸 알아요.
프로이트의 말처럼 선생님은 저를 비참에서 구했는데 보통의 불행쯤에는 언제 도달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