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박령이라도 된 듯 집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날들이 지나고 일을 시작했다. 회사라는 공간은 꽤나 차가워서 얼어붙지만 그럼에도 힘을 내어본다.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나를 다독이며 한 걸음 나아간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야만 하는 세상을 살면서 괜찮지 않다고 울먹이고 괜찮다고 남을 속인다. 그런 삶을 질질 끌며 오늘에 섰다.
사람들은 나를 싫어하는 것만 같고 미움받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지만 도망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이번에는 참아보겠다고 그러한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보겠다고, 회사를 박차고 뛰쳐나가는 대신 악귀처럼 들러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최악의 생각들로부터 회피를 꾀했다.
나는 괜찮을 수 없는 사람이니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나를 세뇌하며 오늘도 나아간다. 나는 그렇게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