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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한 Mar 13. 2024

존재감 없는 미래의 어느 날

04 지구불시착 글이다클럽


일요일 아침 느지막이 눈이 떠졌다. 사부작 움직여 볼까 하고 납덩이같은 몸을 뒤척였다. 할 일이 없으면 움직일 의지 생기지 않는다. 폰을 들어 밤새  들어온 메시지를 보다 인스타그램을 보다 브런치의 글을 읽었다.


레이는 뀽귱 거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고 나는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냉장고 문을 열어 채소를 꺼내 씻어 주고 레이집 청소까지 끝마쳤다. 잠시 놀아주다 자리에 누웠다. 일요일에는 누워 빈둥대는 한량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까?'

불안도 잠시, 손에 책을 들었다. '지워지는 나를 지키는 일' 나는 지워지고 있다고 그러니 나도 나를 지키고 싶다고 그래서 골랐던 책. 3월 7일에 사놓고는 이제야 읽는 나란 사람.


을 읽다 늦은 아침을 먹었다. 아니 점심이라고 해야 할까. 새로운 건 두려우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쿠팡이츠 어플을 켜고 고유부에서 연어 유뷰초밥을 시켰다.


밥을 먹고 레이와 놀다 늦은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벌써 해가 지기 시작했다. 꿈을 꾼 것도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렴풋이 감정만이 남아 나 옥죄어 왔다. 꿈은 늘 그렇다. 현실로 넘어와 현실의 나를 홀린다. 그런 생각에 빠져 또 한참을 누워있었나 보다. 방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허무하게 하루를 보냈나?'

생각도 잠시, 이건 휴식이다, 내일부터의 나를 위해 오늘의 나에게 주는 안온한 휴식이니 자기 비하에 빠지지 말자고 나를 다독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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