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
버스를 타기 전
제과점에서 엄마와 마주 보고 앉았다.
테이블에는 비닐로 포장된 빵이 놓여 있었고
엄마는 울고 있었다.
"엄마. 왜 울어?"
내가 물었다.
엄마는
어른은 이유 없이도 그냥 눈물이 날 때가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의 나는 고개를 갸웃했을 뿐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빵을 먹으며
엄마의 눈치를 볼 뿐이었다.
남은 빵은 내 손에 들려졌고
엄마의 눈물은 다행히 말라있었다.
그 길로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어른이 된 어느 날
우연히 생각난 그날의 장면.
이유 없이 눈물이 날 때가 있다던
엄마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겨울의 어느 날이었다.
차가운 우유에 시리얼을 먹는데
정말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한낮의 햇살이 무척이나 좋은 날이었는데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간밤에 슬픈 꿈도 꾸지 않았는데
왜 눈물이 났을까.
꾸역꾸역 삼켜왔던 그동안의 눈물이 넘쳤던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