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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한 Mar 20. 2024

한낮의 눈물

08 지구불시착 글이다클럽


한 낮,

버스를 타기 전

제과점에서 엄마와 마주 보고 앉았다.


테이블에는 비닐로 포장된 빵이 놓여 있었고

엄마는 울고 있었다.


"엄마. 왜 울어?"

내가 물었다.


엄마는

어른은 이유 없이도 그냥 눈물이 날 때가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의 나는 고개를 갸웃했을 뿐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빵을 먹으며

엄마의 눈치를 볼 뿐이었다.


남은 빵은 내 손에 들려졌고

엄마의 눈물은 다행히 말라있었다.


그 길로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어른이 된 어느 날

우연히 생각난 그날의 장면.


이유 없이 눈물이 날 때가 있다던

엄마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겨울의 어느 날이었다.


차가운 우유에 시리얼을 먹는데

정말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한낮의 햇살이 무척이나 좋은 날이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는데

간밤에 슬픈 꿈도 꾸지 않았는데

왜 눈물이 났을까.


꾸역꾸역 삼켜왔던 그동안의 눈물이 넘쳤던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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