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와 내가 되었다
19 소설이 쓰고 싶어 끄적였는데 이건 뭐지
맞지 않은 퍼즐 조각을 꾸역꾸역 힘으로 맞춰가는 듯했다. 구겨지고 찢어진 퍼즐 조각이 나 같아서 그렇게 맞춰진 퍼즐이 우리 같아서 엷은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너와 나는 다른데 다를 수밖에 없는데 너는 그런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했지. 너와 나는 우리가 될 수 없었는데 나는 기어코 너를 옭아매고 너에게 나를 맞췄다.
버림받을까 불안에 떨며, 버림받기 싫어서 울면서 버텼다.
쏟아지는 한숨을 모른 척하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나를 지워가며 너의 품을 파고들었다. 채워지지 않을 채워질 수 없는 텅 빈 마음에 훌쩍훌쩍 삼켜 낸 눈물만이 차올랐다. 눈물이 얼어붙고 얼음 조각이 된 눈물이 나를 찔렀다. 고통에 일그러지는 얼굴을 겨우 숨기며 네 품에 머물렀다.
나는 사랑이라고 했고 너는 사랑이 아니라고 했다. 너는 착각이라고 말했고 나는 사랑이라고 부득불 우겼다. 우리는 사랑으로 이어졌다고 믿었다.
너는 나를 사랑했을까. 네가 내어 준 품은 너무나 따뜻했는데 그게 사랑이 아니면 뭐지. 나는 네가 없으면 숨조차 쉴 수 없는데 그게 사랑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나는 사랑이었다.
나란히 걷던 우리가 어긋났다. 저만치 멀어져 가는 네가 보여 초조해졌다. 무서웠고 겁이 났다. 이대로 버림받는구나, 그 생각에 숨이 막혀왔다. 몸이 덜덜 떨려왔다.
우리는 서로 같은 출발지에서 다른 출구를 향해 걷고 있었다. 미로였다. 미로 속에 갇힌 우리는 너와 내가 되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언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을까. 나는 네게 내 사랑을 주고 싶었을 뿐인데 무지개처럼 찬란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네게는 아니었나 보다.
미로의 벽을 뚫고 너에게 가고 싶었다. 다시 네 품에 안기고 싶었다. 그 따뜻했던 품이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