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우울은 만성이어서 한참을 울고 나면 어느 정도 버텨낼 수 있지만
무기력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살아보려고 살아내려고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매 순간 발버둥 쳤다
그것만으로도 벅차서 이미 너무 지쳐서 모든 걸 다 소진해 버려서 나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침대 위 몸을 일으켜 세울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나를 움직이게 할 용기는 없다
나는 나를 버리고 싶다
늘 같은 결론에 도달해버리고 마는 생각들
모든 것에 의미를 찾는 병이 생기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의 끝에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다른 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까
나는 오늘 다시 절망했고, 나는 다시 죽고 싶어졌다
요란한 꿈을 꾸고 불안은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나는 단 한순간도 편할 수가 없었다
나는 살아내기가 너무 힘이 들고
나는 죽기가 겁이 나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있는다
사람들은 살아가는데 나는 죽어간다
언제쯤이면 이 지독한 생이 끝나는 걸까
나는 언제쯤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
죽고 싶어 하는 내가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내 뜻대로 되지는 않고
나는 내 감정에 휩쓸리고 만다.
오늘의 나에게 찾아오지 말라고
나는 살아남고 싶다고
일상을 되찾고 싶다고
오늘 이후의 나에게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