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0
코로나의 시간은 더 길어지고 우리의 일상은 더 단조로워졌다.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시간.
그리고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매 끼니 “뭐 먹을까?”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요리 레시피와 유튜브 쿠킹 계정을 찾는 시간이 늘어나고 자연히 연관검색의 파도를 타고 고수들의 레시피, 신박한 밀 키트 등을 보며 따라 해 보고 주문해보며 코로나 시대의 식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외식이 제한적이다 보니 아쉬운 것은 고기구이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것.
육식을 즐기지는 않지만 한 달에 한두 번은 삼겹살에 소주, 돼지갈비에 냉면을 싸 먹는 즐거움을 누렸는데, 집에서는 아무래도 프라이팬에 구워서는 그 맛이 안 나는 것이다. 물론 굽고 나면 다음 날 까지도 남아있는 고기 냄새도 문제고..
어? 이런 게 있었어?
그러던 중 ‘보석’을 발견했다! 팬트리를 정리하던 중 깊숙한 곳에 놓여있는 ‘전기 그릴’이 눈에 띈 것이다.
남편 회사에서 고르라는 명절 선물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 한때 아이들 간식으로 피자 토스트며 샌드위치 만들기에 빠져서 이 아이를 아주 유용하게 잘 썼었다.
애들이 커서 토스터를 스스로 사용하면서 나도 시들해져 보관 중이 었는데 고기 굽기에 이만한 게 없겠다 싶었다. 편안하게 집에서 삼겹살에 소주 먹고 싶다는 남편과 살짝 구운 등심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그날 저녁 당장, 그릴 가동에 들어갔다!
식탁 전체에 빵 사면서 모은 빵 봉지를 깔고, 전기 그릴을 올려 ‘치익~ 치익 소리 내어가며 굽는 맛이란!! 굽기 무섭게 아이들 입속으로 사라지는 소고기와 익기 무섭게 잔을 부딪히며 흐뭇해하는 남편이자 절친을 보니, 음.. 행복의 맛이란 이런 고소함인가.. 잠깐 생각했다. 작은 것에 의미를 부여해서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 긴 하루 긴 일주일,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버티는 처방전이다.
자. 이참에 베란다와 창고 정리도 하며 또 숨은 보석을 찾아내 봐야겠다! 뭐가 있으려나~~
#살림#집밥#일상#소소한 행복#숨은 가전 찾아내기#코로나를 버텨내는 방법
*이 글은 주식회사 멘테인에서 서비스하는 <키핑 keyping> 모바일앱에 2020년 연재되었던 수정, 편집해서 올림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