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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수아 Jan 21. 2022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2020.12.30

아듀 2020!.


코로나 19는 시간관념을 잃게 하기도 했고,  더불어 ‘순삭’(순간 삭제)의 마법을 여기저기서 부리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매년 흥분의 시간, 바쁜 스케줄, 분주함의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요즘의 시간은 차분함,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 정체(政體) 루틴이 이어지고 있다. 반짝거리던 거리의 크리스마스 풍경도, 각종 시상식으로 흥분 가득한 TV  세상도  과거의 것들.‘코로나바이러스라는 순간 삭제의 안개에 묻혀 이젠 아련한 추억처럼 느껴진다.



요즘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은 온통 인테리어와 관련된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빵 굽기에서 시작한 집밥 해 먹기의 파도를 타고 집 꾸밈의 곁가지를 올라타

인테리어 고수들의 셀프 인테리어에 감탄하다가 궁극에는 집을 짓게  사람들의 이야기에 정착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가전제품 시장은 불황을 모른다더니

그뿐만 아니라 소형 건축 시장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나 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대도시를 떠나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

똑같이 각진 고층 아파트가 아닌,  하나도 같은 모습을 하지 않은 자기만의 집에서 자기들만의 양식으로 사는 부부, 가족들의 모습은 눈을   없게 만들었다.


‘집’은 사고파는 것?  NO, ‘집은 사는 곳”


내년에 이사를 계획하지만 역시 아파트를 벗어날 수 없는 나는 그들의 집을 구경하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특히 최근 본 독일 기자 안톤 숄츠의 광주 주택은.. 내가 이상적으로 여기던 ‘집의 형태와 철학’을

모두 지니고 있어서 더 눈길이 갔다.

20대부터  한국에 매력을 느껴 독일과 한국을 오가다 3  광주  마을에 집을 짓기로 결심한 안톤.

그의 집은 독일인이 사랑하는 한국의 문화와 독일의 생활양식이  골고루 담긴 모습이었다.

인상적이었던 인터뷰는 그가 가진  ‘집’에 대한 철학이었는데 그에게 있어 ‘집’을 짓는다는 것은 ‘또 다른 나’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그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집’을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사고팔고 하는 물건으로

생각하는 것이 독일 사람들과 가장 다른 점이라며 집뿐 아니라 자동차 또한  샀을 때부터

팔 것을 생각하는 투자의 대상으로 여기는 가치관이 흥미로웠다고 했다.

이에 진행을 맡은 건축가는 원래도 한국인에게 ‘집’이란 조상이 대대손손 물려주는 터전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변했고 그 배경에는 ‘행복을 유보하는’ 한국인의 특성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행복의 유보’...

그럼 언제 행복하려고?


“지금 좀 참아. 나중에 잘 될 거야.” “지금 아껴야.. 나중에 더 좋은 거 사지”..

“지금 노는 거 안 놀면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 거야” 등등..

  오랜 한국의 전통 같은(?) 국민적 자기 암시에 질려 버린  사람으로서 나는 결혼하면서 남편에게 일찍이 ‘미래의 무언가를 위해 현재를 참지 않겠다 공공연하게 선포한 바가 있다.

먹고 싶은 것은 ‘지금’ 먹어야 행복하고, 하고 싶은 것은 ‘지금’ 해야 “찐 행복”이다.

당장 우리는 코로나 19 인해  지난날 미루었던 많은 약속과 계획들을 언제 다시   있을지   없는 현실을 살고 있지 않은가?

최악의 경우 미뤘던 것들을 하지 못한   세상과 작별할 수도 있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요즘.. ‘행복의 유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몸으로 마음으로 절절히 느끼고 있다.


시간은 어김없이 우리에게 머물렀다가 쏜살같이 지나가 버린다.

아이들의 행복함을 참는 것과 인내하는 것과 바꾸라고 하지 말자.

나의 시간을 미래의 불확실한 행복에 저당 잡히지도 말자.

우리는 오늘을 살뿐

과거와 미래는 오늘의 연속일 뿐이다.

지금. 행복해야 한다. 오늘은 다시 오지 않기 때문에…

2021년은 그 누구보다도 하루하루 행복한데 집중하며 살아야겠다.

행복해지자 모두!!!


큰딸이 그린 2020ver. 크리스마스카드 <행복한 우리집>  © rinakim ®



*이 글은 주식회사 멘테인에서 서비스하는 <키핑 keyping> 모바일앱에 2020년 연재되었던 글을 모아서 발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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