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모든 사람들에게 분리수거도 안될 만큼 힘든 한 해였다. 마음 같아서는 몽땅 싸서 쓰레기통에 그대로 버려버리고 2021년부터 새롭게 시작하고 싶을 정도다. 나한테도 정말 힘든 한 해였다. 지금도 그렇고. 언제는 안 힘들었냐마는 요즘은 정말 아무 생각도 못할 만큼 이렇게 지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차라리 펑펑 울고 싶은데 눈물은 한 방울 안 나오는 날들이다.
이럴 땐 평소엔 잘 듣지 않는 가요들을 펼쳐 듣는다. 말 그대로 책을 읽듯 펼쳐서 하나씩 하나씩 꾹꾹 귀담아듣는다. 그렇게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을 파헤쳐놓는 곡들이 있다. 들으면 마음이 아릿해지는 음악들. 가요를 자주 듣는 편이 아니라 내 가요 수준은 항상 예전에 머물러 있지만 생각해보면 예전 음악들이 더 좋았다.
부산에 가면 다시 너를 볼 수 있을까
고운 머릿결을 흩날리며 나를 반겼던
그 부산역 앞은 참 많이도 변했구나
어디로 가야 하나 너도 이제는 없는데
무작정 올라간 달맞이 고개엔 오래된 바다만
오래된 우리만 시간이 멈춰 버린 듯
이대로 손을 꼭 잡고 그때처럼 걸어보자
아무 생각 없이 찾아간 광안리
그때 그 미소가 그때 그 향기가
빛바랜 바다에 비쳐 너와 내가
파도에 부서져 깨진 조각들을 맞춰 본다
부산에 가면
난 너에게 편지를 써 모든 걸 말하겠어
변함없는 마음을 적어주겠어
난 저 별에게 다짐했어 내 모든 걸 다 걸겠어
끝도 없는 사랑을 보여주겠어
더 외로워 너를 이렇게 안으면
너를 내 꿈에 안으면 깨워줘
이렇게 그리운 걸 울고 싶은 걸
난 괴로워 네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오 그렇게 싫어해 날
난 욕심이 너무 깊어 더 많은 걸 갖고 싶어
너의 마음을 가질 수 없는 난 슬퍼
더 외로워 너를 이렇게 안으면
너를 내 꿈에 안으면 깨워줘
이렇게 그리운 걸 울고 싶은 걸
난 괴로워 네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오 그렇게 날 싫어해 날
너에게 편지를 써 내 모든 걸 말하겠어
서러운 맘을 못 이겨
잠 못 들던 어두운 밤을 또 견디고
내 절망관 상관없이
무심하게도 아침은 날 깨우네
상처는 생각보다 쓰리고
아픔은 생각보다 깊어가
널 원망하던 수많은 밤이
내겐 지옥 같아
내 곁에 있어줘 내게 머물러줘
네 손을 잡은 날 놓치지 말아줘
이렇게 니가 한걸음 멀어지면
내가 한걸음 더 가면 되잖아
하루에도 수천번씩
니 모습을 되뇌이고 생각했어
내게 했던 모진 말들
그 싸늘한 눈빛 차가운 표정들.
넌 참 예쁜 사람 이었잖아
넌 참 예쁜 사람이었잖아
제발 내게 이러지 말아줘
넌 날 잘 알잖아
내 곁에 있어줘 내게 머물러줘
네 손을 잡은 날 놓치지 말아줘
이렇게 니가 한걸음 멀어지면
내가 한걸음 더 가면 되잖아
내겐 내가 없어 난 자신이 없어
니가 없는 하루 견딜 수가 없어
이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니가 없는 난.
그냥 날 안아줘 나를 좀 안아줘
아무 말 말고서 내게 달려와줘
외롭고 불안하기만 한 맘으로
이렇게 널 기다리고 있잖아
난 너를 사랑해 난 너를 사랑해
긴 침묵 속에서 소리 내 외칠게
어리석고 나약하기만 한 내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