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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by 부소유
권여선 작가의 단편소설


1. 요약


-. 엄마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 소희는 아침에 부지런히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한다. 엄지손톱이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소희는 3주 전부터 새로운 쇼핑 매장에서 일한다. 월급이 올랐지만 출퇴근 시간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 지하철역에서 뛰다가 문득 과거 학창 시절 체육 선생에게 육상을 권유받았던 때를 떠올린다. 지하철 사람들이 많아지며, 소희는 과거에 손톱을 다쳤던 시절을 떠올린다. 이전 매장에서 근무하던 시절 함께 일하던 민경 언니의 고민을 듣던 소희는 순간적으로 손톱을 크게 다쳤다.


-. 주차장에 도착해서 손톱을 보며 상처의 형태, 처방, 치료 등을 생각하며 생각에 잠긴다.


-. 매장 동료 중에 남직원 한 명이 결근한다고 하여 소희가 근무를 대신해 주기로 했다. 그 외 여직원 셋, 점장 부부, 매니저가 함께 스포츠 매장에서 일한다. 소희는 의외로 판매 실적이 좋은 편이다.


-. 과거 밤낚시를 가서 사고를 당해 돌아오지 못한 아빠에 대해 생각한다. 소희에게는 언니 본희가 있는데 언니는 엄마를 안 좋게 생각했다. 그 엄마는 갑자기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이사 갈 집 보증금까지 갖고 나갔다.


-. 야근을 마친 소희는 집에 돌아가면서 월급과 생활비를 생각하며 돈 계산을 한다. 상당히 구체적으로 계산을 해봐도 월세와 보증금을 감당하며 언제 빚을 다 갚을 수 있을지 가늠이 안된다.


-. 집에 가는 길에 짬뽕집에 들어갔다가 맵게 하는 경우 추가되는 가격에 마음이 상해서 그냥 나온다.


-. 소희의 언니 본희는 잠깐 나간다고 하고 소희 이름으로 모든 돈과 소희 이름으로 대출받은 돈을 모두 갖고 집을 나갔다. 본희는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여전히 답은 없다.


-. 매장에서 신고 일하라고 준 신발을 신지 않고 있어서 매니저가 불편하게 생각한다. 사실 중고로 팔았지만 매니저에게는 언니에게 줬다고 거짓말을 한다.


-. 매장 유일한 남직원인 진수 씨는 여직원들을 모아놓고 언제나 쓸데없는 얘기를 잘한다.


-. 쉬는 날인 월요일에는 특정 웹사이트 출첵, 쿠폰 확인 등을 하고 밀려 있는 집안일을 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소희의 손톱 상태를 보며 냉동 치료를 권유했다. 그렇게 순식간에 칠만 원이 날아갔다. 대여섯 번을 더 받아야 한다고 하자 예상 못 한 지출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소희는 삶에 대한 불만이 쌓여 그것을 스스로 화를 내며 분출한다.


-. 소희는 중개사와 새로 이사할 집을 구경한다. 소희는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 하지만 집주인에게 완강하게 거절당한다. 중개사도 설득해 보지만 포기한다.


-. 소희는 춥고 배고파서 뛴다. 뛰면서 앞으로 모아야 할 돈을 생각한다.


-. 뛰다가 큰 규모의 휴대전화 매장 앞에서 멈춰서 건물로 들어간다. 2층에서 사탕을 한 줌 챙기고, 3층에서 믹스커피를 타서 마시며 쉰다. 여행 잡지를 보며 기분 전환을 한다. 맞은편에 할머니들이 앉아서 껌을 뜯어 씹어 먹는다. 집에 가야 하지만 소희는 순간 교차하는 여행을 하는 듯한 감정을 느끼며 좀 더 앉아서 쉰다.


2. 느낀 점


소설의 구조적인 부분에서는 짧은 문장과 단어들에서 소설의 속도감이 느껴진다. 시간, 공간, 장면의 전환도 빨라서 때때로 맥락을 따라가기 쉽지 않았다. 두서가 없어 보이는 단락도 있어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소설의 내용은 주로 주인공 소희에 대한 내용이다. 부모님을 모두 일찍 떠나보내고, 하나뿐이었던 언니마저 떠나면서 홀로 남겨진 소희의 외롭고 처절한 삶의 투쟁이 잘 서술되어 있다.


주인공 소희는 어려운 환경의 삶 속에서도 신념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살기 위해 노력하는 노력형 인간이다. 월급과 지출을 구체적으로 계산하며 계획을 하는 계획형 인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 때문에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극단적인 처절함과 몸부림을 느꼈다.


무너진 소희가 끝내 찾은 휴대폰 매장에서의 여행은 평소 소희가 꿈꾸는 삶을 모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3. 좋았던 부분


병원을 나오는 내내 소희는 조금씩 불안해지고 신경이 곤두선다. 얼굴이 붉어지고 눈가가 이글이글 달아오른다. 뭔가 또 퍽 터질 것만 같다. 언니가 사라졌을 때도, 손톱이 깨졌을 때도, 소희는 이렇게 뭔가로 가득 차서 터질 것 같았다. 무섭다. 소희를 이렇게 두면 안 되는데, 이렇게 혼자 놔두면 안 되는데.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고? 내가 어쨌다고? 내가 뭐? 내가 뭘? 뭘? 뭘? 소희는 작은 소리로 외치며 걷는다. 내가 뭘? 뭘? 뭘?


-. 소희에게 쌓여있는 마음속의 응어리가 느껴진다. 언제라도 곧 폭발할 것 같은 휴화산이 느껴지는 단락이다. 계속 반복되는 혼잣말이 소희의 감정이 극단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다.


4. 두 번째로 좋았던 부분


갚을 것 갚고 낼 것 내고 뺄 것 빼면 소희 손에 남는 돈은 오십만 원 정도다. 본희가 들고 튄 대출금 천만 원과 지금 사는 옥탑방 보증금으로 대출받은 오백만 원, 합계 천오백만 원이 앞으로 소희가 갚아야 할 빚이다. 대출 상환금이 매달 사십칠만 원 나가고, 옥탑방 월세가 사십만 원 나간다. 교통비와 회사 식대를 합치면 이십만 원, 통신료와 공과금과 건강보험료 합이 십삼만 원. 백칠십만 원에서 이걸 다 빼면 딱 오십만 원 남는다. 이전 매장에서 백육십만 원 받을 때도 매달 이십만 원씩 저금했으니까 이번 달부터는 삼십만 원씩 저금해야 한다. 그러면 이십만 원이 남는데……


-. 상당히 구체적인 돈 계산이다. 소설 내내 주인공 소희는 돈에 대한 강박증이 느껴질 정도로 치밀한 돈 계산을 한다. 관념적인 숫자의 나열이 주인공의 실질적인 삶을 압박하고 있는 것을 탁월하게 보여주기 시작하는 단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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