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

북토크에서 만난 ‘우리’의 이야기

by 부소유

<아몬드>로 유명한 손원평 작가의 신간 북토크.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이 모인 이날의 북토크는, 단순한 작가와의 만남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그리고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진지한 생각의 시간이었다.


진행을 맡은 김규범 작가의 첫마디부터 인상적이었다. “보이지 않는 연결로 주로 살아가고 있는 세상 속에서 이렇게 사람과 사람이 실제로 만날 수 있다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라는 그의 말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날로그적 만남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북리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구독자와 소통하는 그답게,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특히 유카시엘의 5개 유닛을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빗댄 비유는 그야말로 탁월했다. 나는 유닛 C 라도 갈 수 있을까..


손원평 작가가 들려준 <젊음의 나라>의 탄생 배경은 뜻밖에도 SF를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두 아이를 키우며 8년의 간격 동안 극적으로 변한 산부인과의 풍경 - 바글바글하던 대기실이 으스스할 정도로 텅 빈 공간으로 변한 모습 - 을 목격한 작가의 경험담은 저출산이라는 거대한 사회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했다.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를 쓰고 아이를 낳았다는 그녀의 고백은, 우리가 이미 SF적 현실을 살고 있음을 깨닫게 했다.


과학이 너무 발달했을 땐 마법처럼 느껴진다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이미 과거의 기준으로는 충분히 SF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 화상통화가 꿈의 기술로 그려졌던 CF를 기억하는 세대로서, 이제는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그 모든 것이 가능한 현실이 새삼 놀랍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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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처럼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이방인의 뫼르소 처럼 살고 있습니다. 싯다르타 처럼 속세를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호밀밭의 홀든 콜필드 랍니다. 뭐 그럼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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