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최대한 많이 만나고 결혼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최소 2년부터 최대 10년까지 희한하게도 늘 장기연애를 해왔다.
연애 10년 후 갓 신혼 100여일을 넘겼으니 내 인생의 이별은 두번이여야 맞겠지만 현재의 남편과 중간에 헤어짐이 한 번 있어 내 이별횟수 또한 총 세번이다.
첫 번째 이별은 스물두살 때였다.
여행지에서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한 내 첫 연애는 여행의 기억처럼 서서히 흐려지며 끝났다. 이미 끝난 사이였음에도 상대는 좋은 사람 코스프레였는지 본인 입으로 끝을 내기 싫어했고 결국 상대가 선택한 이별방법은 최악 중의 최악인 '연락두절'. 몇 달 후 아무렇지 않게 그가 보낸 "자니..?"는 더 최악이었다..
두 번째 이별은 스물다섯, 나의 '일방적인 통보'였다.
환승연애도 아닌 내 인생 최대의 일탈로 뽑는 일명 바람. 제일 극혐하던 것을 내가 했다는 죄책감과 자괴감이 몰려왔지만 이미 다른 사람에게로 떠난 내 마음을 바꿀 수 없었고 결국 명확한 이유를 말하지 않은 채 통보하며 그 자리를 떠났다.
나중에 사실을 알게된 그의 분노섞인 수십 통의 전화를 거절하고 받은 문자는 "너 오늘 딱 기다려. 한 대만 맞자." 세상 다정하고 순한 성격의 상대를 분노에 휩싸이게 만든 나의 잘못된 이별방식이었다.
세 번째 이별은 지금의 남편과 연애 5년차 즈음이었다.
평소와 같이 데이트를 해도 딴 생각을 하는 듯한 표정을 짓던 그에겐 권태기가 왔었고 5년의 세월을 무시한 채 카톡으로 이별을 전해왔다. 얼굴 보고 끝내자는 내 말을 거절한 채.
이별 (離別)[이ː별] 서로 갈리어 떨어짐
연락두절, 일방적 통보, 카톡으로 이별 고하기.
인터넷에서나 보던 최악의 이별방법 베스트 3 모음집 같다.
어차피 서로 떨어지는 것이 '이별'인데 좋은 이별이 무엇이 중요하겠냐만, 평균보다 적은 이별횟수를 가졌음에도 세번 모두 흔히 말하는 최악의 이별 케이스였고, 훗날의 단단해짐과는 별개로 당시의 상처는 꽤나 커 '잘' 이별하는 것에대해 생각해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