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울어본 적 있나요?

Part10. 인간혐오, 그리고 회의감이 들 때

by 부캐스트

원래 눈물이 없는 편이다.

툭하면 여자들은 눈물로 해결하려 한다는 남초회사 직원들의 사담이 있었기도 했지만, 그와 별개로 회사라는 특성상 본인 감정을 참지 못하고 공적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참 쪽팔린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 내가 첫 회사에서 두 번이나 울었다니..


첫 번째 눈물은 팀장이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업무가 다른 부서로의 이동과 함께 이뤄진 승진이라 업무도, 환경도, 사람도 모두 낯설기만 했다.


그래도 즐겁게 일할 수 있던 건 함께 승진한, 나의 첫 사수였던 C와 함께여서였다. 원래 그 부서에 있던 기존 팀장들의 어디 얼마나 잘하나보자는 듯한 탐탁지 않은 시선 속에서 유일하게 의지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던 분이었다.


"각자 데려가고 싶은 팀원을 선택해서 알려줘."


얼마 지나지 않아 부서장님이 앞으로 업무할 팀원들을 고르라고 하셨다.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면서 합이 맞을 것 같은 분들로 내 선택을 전달했으나 결과는 전혀 생뚱맞은 팀원들과 한 팀.


처음엔 그저 내가 놓친, 부서장의 넓은 시각에서 나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팀원들을 지정해 준 줄 알았다.

알고 보니, C와 나의 선택이 겹쳤고 이전의 몇몇 프로젝트를 좋게 봐주셨던 부서장님이 원래는 내 선택대로 진행하려 했으나..


-이팀장보다 제가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이팀장은 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가르쳐줄 게 많아서 다시 생각해봐주십시오, 재고만 해주시면 목표 타겟은 무조건 제가 맞추겠습니다.


심적으로 의지하고 있던 C는 알고 보니 뒤에선 나의 부족함을 강조하며 피력을 하고 있었다. 본인 어필은 알겠는데 왜 거기에 나를 끼워 넣었는지 이해도 안가거니와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 너무나도 컸다. 그런 면담을 하고 나서도 나와 평소처럼 농담을 했다니 소름이었고 그 말에 움직인 부서장님께도 화가 났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이전에 모셨던 팀장님께 커피챗을 요청했다. 사무실에선 꾹 눌렀던 감정이 팀장님을 보자마자 터졌고 결국 처음으로 회사에서 눈물을 보였다.



두 번째 눈물은 회사 옥상에서였다.

1타도 아닌 3타쯤 되는 강사님이 수업 중 강의시설에 문제가 있어 SOS가 전달됐고, 당시 시설팀이 부재라 근처에 있던 내가 바로 강의실로 달려갔다.


이것저것 만져보았지만 기존에 다뤘던 장치들과 달라 해결되지 않았고 강사님께 죄송하지만 시설팀을 빠르게 불러오겠다며 강단을 내려가려는 때였다.


"아니 이팀장! 시X, 수업 전에 다 세팅해놨어야지 학생들 다 기다리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시X 어쩌구저쩌구"

나를 원망의 눈빛으로 쏘아보던 수십 명의 학생들과 갑자기 날아온 강사의 욕설 폭탄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슈는 그다음 바로 해결했지만 놀란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아무도 없는 회사 옥상으로 향했다. 태어나 그런 상욕을 직접 들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올라가는 계단부터 분노의 눈물을 참을 수 없었고 그렇게 옥상에 한참 있다 부서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내가 왜 그런 상스런 욕을 들어야 하며, 이렇게 욕먹으면서 일해야 하냐고...

무슨 일이 있어도 강사들을 신처럼 모셨던 부서장님은 처음으로 그 강사에게 화를 냈고 다음날 그 강사는 나를 찾아와 사과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사에서 인간에 대한 회의감을 느낄 때도 있고 화가 치미는 일도 많지만 울진 않는다. 그런 사람, 그런 일로 내 감정을 쏟는 게 더 아깝고 싫어졌달까.


직장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애쓴 것 중에 하나가 '나를 사랑하기'이다. 매일 정신없이 최선을 다해 일하지만 아래 3가지는 항상 떠올리며..

-결국에 회사는 회사일뿐.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내게 해가 되는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자.

-회사에서의 감정을 퇴근 후에는 절대 가져가지 말자.


오늘 하루 바삐 일한 모든 직장인들도 퇴근 후엔 홀가분했으면. 직장인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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