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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기영어 Jan 24. 2020

남의 연애에 왜 그리도 관심이 많을까?

재미있으니까.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공통의 대화 주제를 찾는다. 보통 가족, 직장, 학업 등 모두가 겪는 공통적 주제로 대화를 풀어나가는데. 나에게 있어서 연애만큼 그 사람의 흥미를 이끌고 대화를 끌어내는 주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맨 처음 내가 당면하고 있는 연애 문제를 꺼내기 시작하면 주위 친구들의 눈빛은 빛나기 시작하고 주의를 기울이고자 정적마저 흐를 정도이다. 그렇게 내 이야기를 끝내자마자 무섭게 주변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 연애에 대한 조언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무엇이 정답이 고를 떠나서 왜 그리도 사람들은 이 남의 연애에 그렇게도 관심을 둘까? 나 또한 타인의 연애 이야기를 들으면 흥분을 감출 수 없다. 연애 이야기가 뭐길래 국적을 뛰어넘어 모두가 사랑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할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사랑 이야기에는 드라마, 즉 서사가 담겨있다. 특히나 남성 친구들에게 있어서 사랑을 쟁취하고 싶다는 욕망은 그에게 큰 시련이 된다. 그리고 그 시련은 아주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아는 일본 친구가 근래 독일 여자에게 사랑에 빠져 처절한 구애의 몸짓을 보았는데. 그 몸짓에는 용기, 비참함, 고독 등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그 다양한 감정표현과 뻔하면서도 고유한 독창성으로 인해 더욱더 흥미를 돋운다. 남자가 여자에게 용기를 내어 데이트 신청을 했을 때. 그리고 나아가 여성의 손을 잡았을 때 하지만 결말은 비극으로 끝나는 발단, 전개, 절정, 결말에 이르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어떻게 가만히 지켜만 볼 수 있을까?     


사람들이 누군가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들으면 공통으로 하는 말들이 있다. 용기를 내라, 자신감을 가져라. 어쩌면 뻔한 영웅적 서사 속의 주인공이 되라는 말과 같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네가 모르는 그 미지의 것을 알아가라는 말과 같다. 전혀 알지 못했던 타인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시험하고 용기를 내어 그 사랑을 이루어 냈을 때. 그 아무리 진부한 서사적 갈등 일지라도 이를 이겨냈을 때 사람들은 환호한다.     


이성적 사랑이란 결국 주인공인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품고 있기에 그토록 사람들은 열광한다.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한다. 특히나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듯이 겁쟁이이던 소년이 혹은 소녀가 시련을 이겨내 성장해 그들이 원하던 목표에 이르는 것을 존경해 마지않고 응원한다. 연애란 정확하게 이 서사에 따라 개개인을 시험하는 시련을 갖고 있다.      


아마 남녀 가릴 것 없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아무리 진부해도 계속 회자되고 사람들 속에서 꿈틀거릴 것이 분명하다. 개개인들은 재미뿐만이 아니라 교훈을 얻고자 하기 때문이다, 사랑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사랑 때문에 눈물마저 흘린 주인공들로부터. 

거미줄 뜨기.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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