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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민 Oct 26. 2024

퇴사[死]자들의 모임

그녀가 다소 실망하며 잠든 사이 조회수는 급격하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어온 메시지에는 모르는 번호가 가득했다.


‘선배. 저 탄이에요. 기억하세요?’ 보통 이런 말로 시작한 메시지가 많았다. 주로 퇴사를 하고 연락이 끊겼던 직원들이었다. 그중에는 장문의 메시지도 몇몇 있었는데 대부분 그동안 연락 끊고 살아서 미안했다. 나도 그곳을 생각하면 괴로워서 잊고 살려고, 살려고 그랬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그것도 너한테? 라는 문자가 대부분이었다.


스스로 저질러버린 일이었으나 쏟아지는 메시지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밍이 집으로 찾아왔다. 밍은 말했다.


“언니, 이건 어쩌면 기회야. 언니가 말한 수국이를 찾아올 수 있는 기회”


밍은 그렇게 자신의 지난 동료들도 모으기로 했다. 그들도 단체에서 자의든 타의든 튕겨져 나가 버린, 밍과 슬기와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슬기가 모르는 밍의 동료들과 밍이 모르는 슬기의 지난 동료들이 하나씩 모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의견은 일치했다. 다 같이 수국이를 구출하자!


이렇게 퇴사자들이라는 ‘수국이 탈출 연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또 다른 전화가 왔다.


“김 과장, 우리 할 말이 또 생긴 것 같은데. 회사로 한번 들어와.” 작은 김사장의 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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