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실 시

운동장을 내다보면

by 붉나무

바람에 나뭇잎이 수북이 떨어지던 날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고

검정 후드티 모자를 깊이 눌러쓴 로이가

목련나무 아래에서 비를 맞고 있다

로이는,

운동장에서 비를 맞고 축구하는

친구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서있다


1학년 때부터 눈을 기다리는 아이,

엄마가 눈 오는 계절에는 돌아온다고 했다는 걸 믿는 아이

3학년이 된 로이는 아직도 눈을 기다리는 것 같다


얼마 후 빗방울이 굵어지자 아이들이 흩어지고

‘똑똑’ 보건실 문이 열리고,


“선생님, 지금 내리는 비가 눈으로 바뀔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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