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리고 4월 4일을 기다리며
"박근혜, 트럼프보다 더한 인물이 다음 우리의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을 때 청중석에서 비명 소리가 나왔다고 하네요. 박근혜 최순실도 충분히 끔찍한데, 더 나쁜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니 놀란 것이지요.
위 내용은 <낯선 시선>의 저자(정희진)가 2016.12월에 쓴 글로 강연장에서 강연 중에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우리나라는 박근혜보다 더한 대통령을,
미국은 이전 트럼프보다 더 심각해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지요.
책을 읽다 보면 과거, 현재, 미래가 반복된다는 걸 많이 느끼는데요. 위 저자의 책을 작년 12월에 읽어서인지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몇 달 간 눈과 귀를 막고 싶을 만큼 답답한 시간을 산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어제는 탑 뉴스 3가지가 있었지요.
권력의 최고 옆에 있던 정치인은 10년 전 성폭행 사실이 밝혀지자 자살로 자존심을 보여주려고 했고, 결국 자기 자신의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리고 말았지요. 자살로 죗값을 다한 게 아니라 2차 가해를 하고 만 것이지요.
정말 권력자들의 추악한 끝은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것 같습니다.
한 스타 연예인은 10년 전 미성년자 교제 사실이 없다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했지요. 미성년자와 교제한 건 스스로 아니라고 하니 차치하더라도 끊임없이 교제 의혹이 나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그동안 나온 여러 정황들로 미루어 짐작이 되네요. 설사 아니라해도 해명과 사과의 타이밍이 늦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이고요. 기회는 이때다 싶어 많은 유투버들은 자극적인 컨텐츠를 양산해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고요.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악과 더러운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요즘은 스마트폰 없던 시절이 그리워지네요. 스타(?) 연예인의 저변에 깔려 있는 스타 의식은 스타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양심이 우선일 텐데요. 스타 연예인의 옛 연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뒤늦게 떠밀려 억지로 사과하는 것 같아 보여 진정성이 없어보이네요.
최고 권력자 대통령은 자신의 무능력을 계엄령이라는 폭력으로 덮어보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지요. 그런데도 그를 비호하는 자들로 여전히 관저에서 호위호식하고 있고요. 우리는 참으로 이상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남성들 중 다수는 해결할 수 없거나 회피하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릇된 방법으로 술과 여성을 이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술은 약물이고 여성은 사람인데 추악한 권력자들에겐 동격으로 취급되곤 하지요. 그런 자들은 술과 여자를 같은 맥락에 놓고 보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술’의 유해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 정작 본인의 몸을 파괴하는 것보다 타인과 가족, 관계를 파괴하는 게 술이 될 수 있다는 걸요. 술+권력=여자를 함부로 해도 된다, 이런 인식은 그동안 많은 권력자들 뿐 아니라 판사에게서 볼 수 있었지요.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피해자에게 사과의 기회를 저버리고 죽음을 택한 정치인의 자살은 그래서 2차 가해라 할 수 있지요.
자살의 시대, 인생의 고난이 정신적 면역력을 압도할 때 인간은 자살한다고 하죠. 그래서 자살은 병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모든 개인적 자살은 타살을 내포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제 스타(?) 연예인의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옛 연인의 자살이 본인 때문이 아니라며 항변하는 것은 논리가 부족합니다. 애도, 슬픔, 사과, 반성 이런 핵심적인 것들이 빠져있는 입장문은 보는 이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고요. 사실 기자회견을 끝까지 볼 수도 없었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며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삼았으나 여가부의 필요성을 말과 행동으로 역설하고 있는 대통령의 탄핵 결정의 날이 목전에 다가왔네요. 일하다가 멈추어 생방을 보게 되겠네요.
위 세 사람은 일맥상통하는 게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비서를 성폭행하고 자살한 정치인
옛 연인이 죽은 날 자신이 받은 선물을 자랑하는 스타
구치소에서 나와 환한 미소로 자신을 향한 일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대통령
우리는 정말 뻔뻔함의 시대를 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