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바쁘지만 갓생이야

3화 시간 활용을 도와준 '시간 계획' 갓생루틴


 20대가 된 후 4년 동안 두 개의 갓생루틴을 가질 수 있었다. 운동과 공부 갓생루틴. 3학년 1학기가 끝난 후 나는 1년간 휴학을 했다. 두 가지의 갓생루틴을 바탕으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공부하기 위해서 한 휴학이었다. 물론 지금은 그때 준비하던 자격증과 전혀 다른 직무의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그 직무를 정말 하고 싶었다. 부모님의 설득하기 위해서 휴학 1년간 계획을 짜서 부모님께 보여 드렸고, 다행히 부모님께서도 수락을 하셨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금전적인 지원을 부모님께 받기 어려웠다. 그래서 휴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도서관 아르바이트를 지원했지만 떨어지고 말았고,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뜻하지 않게 학기 중 열심히 들었던 수업의 교수님께서 회사를 소개해 주셨다.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으니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지역이 서울이었지만, 나는 망설이지 않고 면접을 봤고 일을 하게 되었다.


 당시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던 큰형의 집에서 출퇴근하면서 9시 출근, 6시 퇴근을 하면서 지냈다. 물론 운동과 공부도 계속 병행했다. 공부하는 시간을 줄어들었지만, 나의 갓생루틴을 지키기 위해서 조금씩이라도 했다. 그런데 회사원과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운동과 공부를 하는 시간이 불규칙했었다. 퇴근 후 8시에서 11시 사이에 운동과 공부를 했었는데, 어떤 날에는 정말 짧은 시간만 냈던 적도 있었다. 이렇게 불규칙적으로 한다면 루틴은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한 나는 시간 플랜을 짜기로 했다. 이게 나의 세 번째 갓생루틴이다. 


 시간 계획, 초등학교 시절 방학을 하면 짰던 기억이 있다. 동그란 원에 케이크를 자르듯 시간을 표시하고, 할 행동을 적는 시간계획. 처음으로 시작할 때는 그렇게 했었다. 일주일 정도를 케이크 방식의 시간 계획을 했었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해당 시간에 계획한 것을 못 하면 바로 다음 계획을 해야만 하는 강박에 사로잡힌 것이다. 그렇다. 그 당시 계획이 흐트러지는 걸 극도로 싫어했던 나는 그 계획 방법이 전혀 맞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 계획을 하기 전보다 루틴이 꼬여갔다. 그래서 방식을 바꿨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지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보고 할 일을 따로 계획하는 것이었다.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남는 자투리 시간, 집에 돌아와서 생기는 여유시간 등의 시간을 찾았고, 생각지도 못한 시간이 많았다. 시간을 찾은 후에는 업무, 운동, 공부, 취미활동 등 행동을 정리했다. 그리고 행동하고 싶은 시간에 꿰맞췄다. 정확히 몇 시에 활동하는지 정해져 있지 않고, 시간으로 정의되어 있었기 때문에 여유시간이 있었고, 내가 만족하는 시간까지 활동하고 다음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시간 계획 갓생루틴을 터득한 후 나는 더욱더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정확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었고, 그 외 다른 활동도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시간이 유한하다는 생각까지 가지 못했다. 아마 학생이라는 신분에 제일 많았던 것이 시간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시간 계획 갓생루틴을 터득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고 있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미리 끝내는 것은 고사하고 마감 시간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도 하루 동안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찾는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 하는 것들을 정리하고, 그 시간에 배분해서 생활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1시간에서 2시간을 활용해 쓰고 있다. 유한한 시간이지만, 나는 지금 남들보다 하루를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나의 시간 계획 갓생루틴은 나만의 방식일 수 있다. 하지만 무리한 정각 시간 계획은 오히려 계획을 이행하지 못했다는 좌절감과 불규칙한 생활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로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라. 그리고 행동을 정리하고, 그 행동을 시간에 넣어서 해보라. 항상 같은 시간에 같은 걸 하지 않아도 되고, 정확한 시간에 쫓기듯 하지 않아도 된다. 만족스러운 시간활용을 하고 싶다면 나의 시간 계획 갓생루틴을 실천하길 추천한다.

작가의 이전글 바쁘지만 갓생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