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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만 갓생이야

9화 하기 싫은데 가장 하기 쉬운 '공부'

 공부. 꼭 해야만 하지만 정말 하기 싫은, 하기 힘든 행동이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지식이나 업무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한다. 나도 공부하는 내용이 바뀌었을 뿐 지금까지 계속 공부를 해왔고,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부 갓생루틴을 통해 새로운 것들도 배울 수 있었다.


 복학은 한 직후 공부하는 갓생을 살면서 매일 한 생각이 있다. ‘지금 당장 공부 1~2시간 한다고 이 지식이 내 것이 되나?’ 공감되지 않는가? 수업 후 평균적으로 우리가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은 1~3시간 정도이다.(내 경험상 주변 사람들에 대한 평균이다.) 혹은 50분 공부하고 10분의 휴식을 취하는 방식을 취해서 계속 공부한다. 그럼 정말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 머릿속에 남아 있는가? 그렇지 않다. 그날 공부한 내용은 이틀 정도 지나면 머릿속에 진짜 거의 남아있지 않다. 필기한 내용을 봐야 기억이 날 듯 나지 않는다. 그럼 여기서 의문이 생길 것 같다. ‘그럼 공부는 갓생루틴이 아니지 않나요? 사람이면 누구나 매일 같이 하는 거잖아요!’ 맞는 말이다. 갓생이라고 하기엔 너무 평범한 행위이다. 그런데도 나는 공부하는 걸 갓생루틴이라고 말한다.


 대학교에서 모든 수업이 끝나면, 나는 독서실로 향했다. 그날 배운 내용을 다시 요약 정리하고, 내 머릿속에도 정리하기 위해서. 하지만 내 공부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길어야 1시간 30분 정도였다. 시험기간에는 3~4시간 정도였지만, 항상 수업 후 1~2시간 정도는 독서실에서 그날 배운 내용을 내 방식으로 다시 필기하고 정리했다. 그것도 매일매일 비슷한 시간에 말이다. 약 3주 정도 그렇게 하니, 이전에 정리한 내용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고, 정리한 내용을 안 봐도 누군가에게 알려줄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심지어 그래프도 자연스럽게 그렸다. 단 한번 정리를 하고, 그 이후에 공부시간 30분 정도 이전에 정리한 내용을 읽는 수준이었는데, 머릿속에 각인이 된 것이다. 네 번 정도 읽고 생각하는 방법을 반복하니, 나도 모르게 기억을 한 것이다. 적은 양이었지만, 조금씩 반복해도 익숙해진다는 새로운 사실을 배운 것이었다.


 공부를 하면서도 많은 것들을 시도했다. 수업내용을 녹음해서 다시 들어보기도 하고, 수업 내용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걸 받아 적어보기도 하고, 질문할 내용을 미리 정리해서 질문도 해보고, 핵심 키워드만 메모해 보는 등 여러 가지 행동을 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방식을 찾아서 수업 이후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았고, 성적도 올랐다.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한 행동들이 갓생루틴일 수 있다. 쉬우면 쉽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 없이 어려운 공부. 나는 매일매일 같은 내용을 조금씩 반복적으로 보고, 나만의 공부방식을 만들어 가면서 공부자체를 갓생루틴으로 키운 것 같다. 공부만 한다고 해서 갓생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나만의 방식을 찾아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진정한 갓생루틴이다. 냅다 책을 보기보단, 잔머리를 굴리고 굴려 편하게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법을 찾는 과정이 공부 갓생루틴의 핵심이라는 걸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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