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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책방 Apr 14. 2022

행복의 조건이 충분해도 불행한 이유

배우자가 내 행복을 결정하는 줄 알았다

행복의 조건이 충분해도 불행한 이유

몸과 마음을 다해 희생하고 상대방이 알아주지 않으면 서운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럼 하질 말지. 사실 내가 그렇다. 기념일마다 아내에게 선물을 챙겨줬다. 연애할 때는 100일 단위로 선물을 했고 결혼한 지금도 결혼기념일은 물론, 빼빼로 데이 같은 날도 놓치지 않고 작은 선물을 준비한다. 하지만 나는 밸런타인데이 때 초콜릿을 받지 못한다. 털털한 사람. 유튜브를 보며 야심 차게 저녁상을 준비했는데 예상보다 리액션이 약할 때 속상하다. 나도 참 아이 같다. 사랑을 주더라도 상대방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베풀면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주기 위해 베풀면 상대방이 몰라줘도 괜찮다. 이미 사랑을 베풀면서 기쁨을 얻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내를 통해 행복을 얻으려 했다.


"고통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의 '잘못된 믿음' 때문이다."
-'마거릿 폴', <내면아이의 상처 치유하기>, p.98-


'마거릿 폴'의 말처럼 나는 "행복과 불행이 외부에서 온다는 믿음"이 있었다. 결혼만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다. '결혼만 한다면, 나를 닮은 아이가 태어난다면, 차를 소유한다면, 내가 원하는 일을 한다면 행복해질 거야!' 행복의 조건이 하나씩 채워져도 여전히 내면은 불행했다. 나를 불행하게 만든 모든 원인은 타인에게 있다고 여기며 원망했다. 부모가 나에게 먼저 용서를 구하고, 아내가 나를 먼저 인정해야 행복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다.

행복과 불행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차오르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내 행복과 불행은 부모가 결정했다. 부모의 반응에 따라 하루가 천국과 지옥이 됐다. 성인이 되어도 나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것은 외부에서 온다고 믿었다. 결혼하고 아내를 사랑해주기보다 아내를 통해 행복을 얻으려 했다. 일 중독으로 성취를 쫓아 달리면서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고 살았다. 자꾸만 다른 것으로 회피하려는 나의 시도는 외로움과 공허함으로 나타났다. 나의 내면은 불행에 중독된 것처럼 불행한 신호를 쫓아가고 있었다. 내면에서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내야 해결되는 문제였다. 행복은 조건을 갖출 때 얻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순간마다 행복감을 느껴야 한다. 하지만 나의 내면은 불행으로 가득차 있었다.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자신을 향한 비난 끊어내기


본질적으로 불행한 이유는 내가 자신을 비난하기 때문이다. 자신과의 관계는 어려서부터 형성된다. 부모가 어떤 눈빛과 애정으로 대했는지에 따라 영향받는다. 나도 나를 비난하는 줄 몰랐다. 아빠가 되어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보며 알았다.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나의 내면이 문제였다.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 아이에게 사랑을 줄 수 있다. 내가 바뀌면 아이는 바뀐다. 내가 좋아하는 심리 치유 멘토인 '루이스 헤이'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정말로 사랑할 때, 우리의 인생은 잘 풀리게 된다."
-'루이스 L. 헤이', <치유>-


나의 진짜 모습을 인정하기가 싫고 두려웠다.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나를 보호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를 계속 비난하며 살아가면 어떤 행복의 조건도 날 만족시킬 수 없다. 일상에 일어나는 모든 경험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 불행한 경험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자신을 사랑하기로 선택하면 된다.  배우자가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불행을 씻고 행복해지기 위해 치유한다. 언제까지?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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