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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책방 Jul 21. 2022

충분히 울어야 치유된다

어린 시절 억압된 감정을 지금 충분히 슬퍼해주세요!

아내만 바뀌면 내가 행복해질텐데.
지금보다 돈이 더 있으면 더 만족할텐데.
부모님이 미안하다고 말해주면 내 상처가 해결될텐데.  

어린 시절에 상처받은 사람은 상대방특정한 상황이 자신의 행복을 결정한다고 믿는다. 자신이 불행한 이유는 모두 상대방 때문이라고 여긴다. 마치 만족할 줄 모르는 7살 아이와 같다. 아내가 내 입맛에 맞게 행동하면 결핍된 나의 내면이 해결될까? 지금보다 소유가 더 많아지고 부모가 나에게 사과를 한다고 괜찮아질까? 그렇지 않다. 나는 욕구 다 충족되면 치유되는 줄 알았다. '저것만 있으면 내가 행복할텐데!' 라는 생각은 어린 시절 사랑받고 싶었던 욕구에서 나오는 것이다. 억압된 감정은 일상에서 공허함과 우울함으로, 또 분노로 표출된다.


아이의 우는 소리를 계속 듣는 일은 누구나 쉽지 않다. 나는 유독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내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에게 "그만 울어!"라고 말하며 억압다. 지금까지 내가 감정을 처리해온 방식 그대로 아이에게도 가르치게 된다. 사실 아이가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것은 아니다. 분노는 아이가 내게 준 감정이 아니다. 내 안에 있던 슬픔이 드러날까봐 겁나서 분노한 것이다. 아이는 내 안에 해결되지 않은 슬픔을 이제 처리하라고 빛을 비쳐줬다. 억압된 감정을 해결하지 않으면 딸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치유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내면아이 독서모임 중 한 분이 이렇게 질문했다.


"부모가 돌아가셨거나 부모에게 원하는 사랑을
이제 받지 못하게 된 경우 치유가 가능할까요?"


"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해도 상처 치유는 가능합니다. 부모가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억압된 감정의 본질은 '사랑받지 못해 좌절된 슬픔'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다 이루어져야 치유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렸을 때 충분히 슬퍼하지 못했으니 지금 충분히 슬퍼하면 됩니다. 이제 내가 원하는 부모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돌봐야 합니다. 억압된 슬픔은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있는 이유는 여전히 사랑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울어야 편해진다."


이미 사고로 다친 일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없다. 아팠으면 실컷 울면 된다. 우는 아이에게 "뚝!" 한다고 감정이 무 자르듯 잘라지지 않는다. 속상한 아이에게는 이런 말이 필요하다. "네가 정말 슬프구나. 속상했겠다. 울고 싶을 때는 마음껏 울어보렴." 실컷 울고 나야 슬픔이 쌓이지 않는다.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도 그렇다. 어른이 되었다고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고통스러운 감정을 숨기기 위해 무감각해지려고 애쓸 뿐이다. 슬플 땐 충분히 울고 기쁠 때는 눈치보지 말고 마음껏 기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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