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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짓는남자 Jan 08. 2019

회사를 다니며 가장 힘이 빠지는 순간

회사는 직원에게 관심이 없다.

“회사에 다니며 가장 힘이 빠질 때는 더는 발전 가능성을 느끼지 못할 때다.”


지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에 지인이 한 말이다. 지인의 말이 내 마음을 깊이 후벼 팠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정확히 그런 마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현재 직장에 입사했다. 이직이 아니라 전직을 했다. 그만큼 새로운 도전이었고,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제 하는 일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지인의 말대로 더는 발전 가능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의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발전할 수 없다.


회사는 성과만 요구한다. 뭐, 회사가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성과를 요구하려면 최소한 내가 성장할 시간은 주어야 하지 않은가! 내 실력은 신입 수준이다. 생전 해보지 않은 일을 하니 실력이 그럴 수밖에. 그런데도 회사는 내가 성장할 시간은 주지 않고, 경력자가 낼 만한 성과만 요구한다. 내가 하는 일은 학원 가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도제식으로 전수 받아야 하는 일이다. 나 혼자서 실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회사는 그런 환경도 만들어 주지 않고 알아서 실력을 키우라 하고, 성과만 요구하니 그저 기가 막히다. 오로지 성과, 성과. 게다가 성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연봉까지 삭감했으니 말 다 했다. 회사가 어려워져서 연봉을 삭감하는 경우는 봤어도 성과를 못 낸다고 삭감하는 건 처음 본다. 내 실력이 발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연봉까지 삭감됐으니 일할 의욕은 제로.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 지칠까? 저마다 다르겠지만, 크게 보면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지인의 말처럼 더는 발전 가능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월급이 적거나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할 때가 아닐까. 


사람들은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만족할 만큼의 월급을 받으면 참고 일한다. 하지만 일도 힘들고 월급도 적으면 일할 맛이 안 난다. ‘이렇게 힘들게 일해서 뭐해. 고작 이것밖에 못 받는데!’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친다. 아니면 내 모든 것을 바쳐가며 밤낮없이 일하는데도 칭찬은커녕 일 못 한다고 핀잔을 들으면 힘이 빠진다. ‘이런 말을 들으면서 일해야 하나’ 싶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채찍질만 한다. 당근은 주지 않는다. 월급을 올려주거나, 업무를 줄여주거나, 아니면 일에 재미를 느끼거나 일과 관련해서 실력이 향상할 수 있게 해주면 좋으련만. 어떤 방식으로든 당근을 적절히 주면 직원들은 지쳐도 힘을 내며 일한다. 하지만 회사는 오로지 채찍질뿐이다. 직원이 편하거나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한다. 직원을 쥐어짜서 회사(사장) 배를 채우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일할 의욕은 없지만, 일하기 싫지만 그렇다고 고개 숙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딸린 식구가 있기에 스스로 힘을 내야 한다. 어떻게든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실력을 키우려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전혀 아니다!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기 위해서다. 회사가 나를 놓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다! 그것만이 더는 지치지 않고 (당분간) 재미있게 일할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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